"숨 쉬는 것도 힘들다" 정의당, 위기탈출 '난항' [6.1지선 한달 후]

김나경 2022. 7. 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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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지선 참패 정의당, 돌파구 찾기 총력전
10년 평가위 꾸려 8월까지 혁신안 마련 예정
쇄신 고삐에도 '노선' '인물' 없어 위기감 여전
여야 공방 속 지지율 소폭 상승
당 안팎 위기 뚫고 전화위복 계기 마련이 관건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6월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혁재 집행위원장(왼쪽), 한석호 비대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 뉴스1.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공동취재, 뉴스1.
[파이낸셜뉴스] 정의당이 대선·지선에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든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위기 탈출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숨 쉬는 것도 힘들다"고 할 정도로 위기 의식은 크지만 이를 타개할 정책 노선도, 구원투수로 나설 인물을 찾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22대 총선을 약 2년 앞두고 전열을 갖추기까지 정의당에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정의당은 6.1 지방선거 직후인 지난달 2일 지도부 총사퇴 이후 대대적 재정비에 들어갔다. 3월 9일 20대 대선에서 심상정 후보가 직전 대선(6.17%)에 비해 한참 떨어진 득표율(2.37%)을 기록하고, 지선에서 191명 후보 중 9명만 당선되는 등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든 직후다.

정의당은 지난달 20일 이은주 원내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갖추고, 23일에는 정의당의 10년을 되돌아볼 혁신 평가기구 '정의당 10년 평가위원회'를 발족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정의당은 선거 평가와 혁신 로드맵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 당 내외 토론회 등을 거쳐 8월 중순까지 혁신안을 마련하고 임시 당 대회에서 최종 확정하는 게 목표다. 혁신 1호 조치로 여의도 중앙 당사 이전을 내놓는 등 쇄신 방안도 마련 중이다.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이른 시일 내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의 노선 확립과 리더십 있는 인물 찾기 어느 하나 '묘수'가 없어서다.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민주당 2중대' 행보로 인한 노선 실종이다.

정의당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이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의 손을 들면서 '민주당 2중대'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당 내에서도 "지향점이 불분명하니 어느 때는 민주당 2중대, 어느 때는 국민의힘 2중대를 왔다 갔다 하는 모양새로 비쳤다"(원로 초청 간담회 의견), "민주당 2중대냐 아니냐는 문제가 부각된 건 정의당의 색깔, 정체성, 내용이 없었기 때문"(한석호 10년평가위원장)이라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에 정의당은 진보정당의 핵심 가치인 노동을 중심에 두고, 활동가와 당원을 뼈대로 재설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예윤해 정의당 부대변인은 기자와 통화에서 "젠더·생태·평화 등 우리가 품어야 할 진보적인 아젠다가 노동과 대척점에 있는 건 아닌 만큼, 노동을 중심축으로 잡고 다양한 아젠다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진보 아젠다를 강조하면서 대중과의 거리도 좁히는 게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인물 부재 문제도 만만치 않다. '포스트 노회찬·심상정 시대'를 이끌어갈 구심력을 가진 인물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지선에 기초단체장을 내지 못하면서 향후 지역 기반 인물을 찾는데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

거대양당을 중심으로 한 '양당제'라는 구조적 문제도 여전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정의당 위기는 당 내 원인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민주당의 배신' 때문"이라며 거대양당 구조 속에서 정의당의 '자생력 갖추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짚었다.

거대양당의 실정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6월 한달 간 국회 원 구성과 정치 보복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 속에서 정의당 지지율은 소폭 상승했다. 한국갤럽이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물은 결과(표본오차: 95%신뢰수준에 ±3.1%p, 응답률: 9.1%) 정의당 지지율은 6%로, 6월 첫째주에 비해 약 2%p 올랐다. 같은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40%, 더불어민주당 28%로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정의당이 전화위복 모멘텀을 마련하고 후반기 국회에 원내 3당으로서 입지를 세워야 '위기론'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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