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태석의 빛으로 쓴 편지] 구름과 비가 그려낸 '천공의 도시'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서울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30일 이른 새벽 강한 빗소리에 절로 눈이 떠졌다.
평소 같으면 날이 밝을 시간이지만 한밤처럼 캄캄하다.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에 한강이 궁금해졌다.
한강은 지난 2년간 큰비가 내리지 않아 잠수교가 잠긴 적이 없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울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달 30일 이른 새벽 강한 빗소리에 절로 눈이 떠졌다. 평소 같으면 날이 밝을 시간이지만 한밤처럼 캄캄하다.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빗소리에 한강이 궁금해졌다. 한강은 지난 2년간 큰비가 내리지 않아 잠수교가 잠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밤새 내린 강수량이면 물이 넘쳐 한강공원이 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메라를 둘러메고 서둘러 한강을 찾았다. 하지만 기대와는 다르게 한강공원은 물이 찰랑찰랑 차올랐을 뿐이었다. 조심조심 얕은 물 위를 걷다 보니 저 멀리 여의도와 강북의 고층건물들이 구름 속에 휩싸여 색다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건물 중간에 구름이 걸리니 그 위에 고개를 내민 상층부가 마치 ‘천공의 도시’ 라퓨타를 연상케 했다.
갑자기 하늘에 갈매기들이 날아들었다. 아마도 내리는 빗줄기를 피해 쉴 곳을 찾는 것 같았다. 그러나 한동안 하늘을 빙글빙글 돌 뿐 마땅한 휴식처를 찾지 못했다. 며칠째 장맛비가 내려 몸도 마음도 눅눅해진다. 한여름이 찾아오기도 전인데 벌써 맑고 쾌청한 가을 하늘이 그립다.
왕태석 선임기자 kingwang@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우크라이나 부총리 "테러국 러시아와 협상은 없다... 한국, 도와달라"
- "3%가 어디야" 심야 '광클 전쟁'도 불사... 은행 바보들의 반격
- 장례식 없이 떠난 유나...화장로 앞을 지킨 유가족은 없었다
- 탐사선 다누리가 답한다... 왜, 지금, 하필, 달에 가야 하는지
- 나 몰래 남동생만 집 사준 부모님...속상해요
- 이효리·이상순 제주 카페 "12분" 만에 마감, 사과문 올린 사연
- 낙태수술 병원 간 기록이 구글에? 신상정보 다 꿰는 빅테크 논란
- "임신한 아내 죽자 남편 극단적 선택"… 우크라 마리우폴의 비극
- 유나양 가족 車 '변속기 미스터리', 왜 D가 아닌 P에 놓였을까
- "까만 벌레가 드글드글"..수도권 서북부 점령한 '러브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