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정유사들에 "휘발유 가격 당장 내려라" 압박..베조스 "기본 시장 역학 오해"

워싱턴/이민석 특파원 2022. 7. 4.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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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미 공룡 기업들 상대로 공개 압박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일(현지 시각)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미 정유사들에게 ‘당장 (휘발유) 가격을 낮추라’라고 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치솟는 기름값과 관련해 “엑손(모빌)은 지난해 하느님보다 돈을 더 벌어들였다”고 했었는데, 이번엔 공개적으로 ‘가격 인하’를 압박한 것이다.

지난 6월 30일(현지 시각) 미국의 한 주유소에서 여성이 기름을 넣는 모습.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책정하는 회사(석유 기업)들에 대한 내 메시지는 간단하다. 지금은 전쟁과 전세계적 위험의 시기”라며 “당신이 청구하는 (석유) 가격을 낮춰라. 지금 당장 낮춰라”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미 거대 정유사 엑손모빌이 유가 급등에 힘입어 지난 2분기에도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추산됐다는 뉴스가 나온 직후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엑손의 2분기 잠정 이익이 180억 달러(2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유가 급등, 자동차용 휘발유 및 경유 판매 가격이 치솟으며 엑손이 막대한 이익을 거둔 것이다.

이에 대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 국민들은 갤런당 5달러(약 6500원)씩 (기름값을 내면서)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다”며 “대통령은 최근 전략비축유 등을 방출하는 등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여러 전선에서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커비 조정관은 “만약 모두가 협력한다면 우리는 갤런당 가격을 최소 1달러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석유 기업들도 가시적인 가격 인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미 민주당도 석유 회사가 10% 이상 수익을 낼 경우 법인세를 2배로 올리는 징벌적 과세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이 시행될 경우 석유 기업들은 기존 법인세 21%를 포함, 42%에 달하는 연방세를 내야 한다. 고유가 덕에 번 돈을 이익으로 돌리지 말고 재투자해 더 많이 석유를 공급하라는 압력이다. 그러나 법 내용에 위헌적 요소가 많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바이든의 트위터 글에 대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는 “(바이든 행정부 정책은) 기본적으로 잘못된 방향이거나, 기본적인 시장 역학에 대해 깊이 오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에게 가격을 인위적으로 내리라고 압박하는 것은 자유 시장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P 뉴시스

그는 지난 5월에도 미국 내 인플레이션 원인 및 대책을 두고 바이든 행정부와 연일 충돌했었다. 베이조스가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법인세 인상을 거론한 데 대해 법인세 인상과 인플레이션은 큰 상관관계가 없는데, 인플레이션의 원인을 대기업에 떠넘긴다는 취지로 비판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아마존의 ‘반(反)노조 경영’ 및 법인세 등을 거론하면서 역공에 나섰었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5달러를 돌파하자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의회에 연방 유류세를 향후 3개월간 면제하는 내용의 입법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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