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환칼럼] '가치의 진영화' 속 韓 외교 전략은
안보·경제·기술 등 동맹구축 예고
韓 나토 회의 참석 '안민경자' 표방
진영간 대결 속 새 관계 정립도 필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된 3박 5일 일정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귀국했다. 이번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여기서 가치란 정치적 이념으로서 민주주의 대 전체(권위)주의 간, 경제적 이념으로서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 간 대결구도를 말한다. 하지만 오늘날 신냉전 구도는 정치적 이념의 대결구도는 사실상 그대로이나 경제적 이념의 대결구도는 시장자본주의 대 국가자본주의로 그 양상이 변모되었다. 탈세계화는 ‘진영 내 결속’과 ‘진영 간 대결’을 특징으로 한다. 즉 미국·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한 진영과 중국·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진영 간 대결이 그것이다.
한편 2020년대에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가속화하고 있다. 인류는 농업혁명, 상업혁명, 산업혁명(기계-에너지-디지털-초연결-초지능화-융복합 혁명 순) 등을 거쳐왔다. 18세기 이후의 시기를 모두 산업혁명의 시대로 규정하면, 제4차 산업혁명은 2010년대 중반 이래 시작되었다. 문제는 기술혁명의 고도화에 따라 새로운 가치 논쟁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핵심 논쟁은 기술혁명이 국가경쟁력의 원동력일지라도 이러한 기술혁명이 휴머니즘에 부합해야 하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기술혁명이 기술가치동맹을 초래한 것도 이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안면인식기술의 발전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현대인을 위한 문명의 이기이나 이를 감시 도구로 활용하면 문명의 흉기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술혁명은 휴머니즘에 부합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사회에는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가윤리를 등한시하는 국가가 존재하고 만약 그 국가가 패권국가라면 인류의 발전을 위협하는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기술가치동맹, 즉 가치가 공유되는 나라와만 기술협력을 하는 국제관계의 변화, 나아가 국제질서의 재편이 벌어지는 것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모습이다.
이번 윤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은 이러한 가치공유에 따른 동맹 구축을 예고하고 있다. 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직면하여 공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에 기반한 동맹 연대에 나선 것이다. 또한 나토 정상회의에 초청된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아태 4개국 정상의 회동과 한·일 정상 간 만남이 있었다.
이번 한국의 나토 회의 참석은 신냉전 질서 속에서 가치공유에 기반한 한국의 전략적 선택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과 주목할 점은 나토가 러시아와 중국이 초래하는 심각한 안보 위협을 논의하고 신안보 환경에 맞춰 동맹의 구조와 역할을 재정의하는 ‘2022년 전략 개념’을 발표하며 회원국 간 공조를 다졌다는 것이다.
오늘날의 국제질서는 가치공유에 따른 진영화와 진영 내 결속 및 진영 간 대결로 재편되고 있다. 안보든 경제든 진영논리로 동맹과 연대가 가속화될지 더 지켜볼 일이지만 한국 정부는 가치공유를 우선하는 ‘안민경자’(安民經資)의 외교안보 노선을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명확히 한 것이다. 향후 진영 간 대결 속에서 상대 진영의 이익공유 국가와 어떠한 관계를 정립할지가 신정부의 시급한 과제이다.
이상환 한국외대 교수 전 한국국제정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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