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전기 삼륜차 만든 까닭
인도 전기차 판매 79% 삼륜차
납 배터리 수명 짧고 폐기 곤란
e트론용 전기차 배터리 재활용
태양열 충전소 이용…환경 개선
내년이면 인도에서 독일 고급차 브랜드 아우디의 로고가 새겨진 ‘전기 삼륜차(오토 릭샤)’를 볼 수 있다. 택시 역할을 하는 삼륜차는 인도 수도 뉴델리 시민의 주요 교통수단이자 관광 명물이다.
아우디는 최근 아우디 환경재단, 비영리 스타트업 ‘누남’과 함께 개발한 전기 삼륜차를 선보였다. 신형 배터리를 탑재해 대량 양산 체제에 들어간 게 아니라 총 3대만 제작됐다. 아우디의 순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트론에 사용됐던 배터리를 장착한 게 특징이다. 삼륜차는 일반 승용차에 버금가는 강력한 모터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전기 SUV에서 역할을 다한 배터리를 재사용할 수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신품 대비 70% 이하로 성능이 떨어지면 전기차 구동 배터리로 쓸 수 없다. 사용 후 배터리는 고성능이 요구되는 전기차 배터리용으로서 가치가 떨어진 것일 뿐 재활용처는 무궁무진하다. 미국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와 독일 재생에너지협회는 초기 용량의 70~80% 수준인 배터리를 다른 곳에 활용한다면 최대 10년까지 쓸 수 있다고 밝혔다. 사용 후 배터리는 금속 등이 들어 있어 아무렇게나 폐기하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 이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관련 시장도 급성장 중이다.
아우디와 누남의 전기 삼륜차 개발 프로젝트도 친환경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인도에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전기차 보급 정책으로 전기차가 크게 늘었는데 삼륜차가 인도 전기차 판매량의 79%를 점유하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전기 삼륜차들이 수명은 짧고 폐기하기 힘든 납산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e트론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납산 배터리와 비교해 에너지 밀도가 높고 수명이 길다고 아우디는 전했다. 아우디와 누남의 합작품인 전기 삼륜차는 태양열 충전소로부터 전력을 얻는다. 아우디 환경재단은 전기 삼륜차가 장기적으로 인도의 화석연료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누남은 우선 내년 초 인도 여성들의 자활을 돕는 단체에 이 전기 삼륜차를 지원해 상품을 운송하는 데 쓰이도록 하고 보급 대수를 점차 늘려나갈 방침이다. 2019년부터 아우디 환경재단으로부터 후원받고 있는 누남의 공동 설립자 프로딥 채터지는 “사용 후 배터리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며 “아우디 전기 삼륜차가 궁핍한 사람들이 경제적 독립을 이루는 데 지속 가능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남의 목표는 사용 후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개발해 수명을 연장하고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아우디 전기 삼륜차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운행 중 수집되는 모든 데이터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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