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유엔, 우크라 전쟁 해결할 힘 없다"
'안보리 한계' 아쉬움 토로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이 우크라이나 전쟁 앞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유엔의 현실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구조적 문제로 강제력을 발휘할 수 없는 현 상황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안보리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이어지고 있으나, 러시아는 안보리가 해체되기 전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유엔에 대한 많은 신뢰가 있었으나 현시점에서 유엔은 그 권위를 주장할 만한 힘이 없다”며 “(유엔은) 오늘날 우리가 유럽이나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겪고 있는 것과 같은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데 아무런 힘이 없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의 언급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엔에 대한 회의론이 심화된 가운데 나왔다. 유엔은 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의 전쟁을 막고 국제평화를 증진하기 위해 출범했으나, 상임이사국 한 곳만 반대해도 강제력을 동원할 수 없는 안보리의 구조로 인해 분쟁 해결에 무기력한 한계가 드러났다. 안보리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반대로 철군 요구 결의안을 채택하지 못했다.
이에 서방 국가들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상임이사국 지위를 박탈하는 안보리 재편을 요구하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달 28일에도 안보리 회의에 화상으로 참여해 “유엔헌장 2장 6조는 헌장의 원칙을 위반한 회원국이 안보리 총회에 의해 추방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서방에서는 유엔 헌장(5장 23조)이 어디까지나 소비에트사회주의연방(구소련)에 대한 상임이사국 지위를 명시하고 있기에 현재의 러시아가 이 지위를 당연 승계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퇴출 역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이 적용되기에 러시아 스스로 퇴출을 원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 드미트리 폴리안스키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는 2일 “대다수 사람들은 유엔이 해체되고 새로 창설되어야 이 같은 시나리오(러시아 안보리 퇴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문제에 점점 지쳐가고 있는 안보리 회원국들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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