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임신중단권 폐기 판결'에 행동으로 맞선다

김재중 특파원 2022. 7. 3.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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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치 후원금 쏟아져
보수 대법관 탄핵 청원 쇄도
판결에 분노한 민심 여전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임신중단권 폐기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임신중단이 불법이었던 시절 음성적인 임신중단 도구로 사용된 ‘옷걸이’가 그려진 손팻말을 들고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 A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이 50년 가까이 인정됐던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폐기한 데 대한 항의와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 보장을 주장하는 민주당에 정치 후원금이 쏟아졌고, 보수 대법관 탄핵 청원에 수십만 명이 서명했다.

AP통신은 2일(현지시간) 민주당 온라인 기부 사이트 액트블루 집계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임신중단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일주일 동안 민주당과 관련 단체들이 약 8000만달러(약 1038억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액트블루 외에도 민주당의 연방 및 주 단위 선거 캠프, 임신중단 권리 옹호 단체 등에 후원금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단기간에 민주당에 후원금이 쏟아진 것은 대법원 판결이 진보 성향 유권자들을 자극해 결집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오는 11월 연방 및 주 의회 의원들을 뽑기 위한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은 대법원의 임신중단권 폐기 판결을 지지층을 결집시킬 중요 이슈로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판결 직후 “개인의 자유는 투표에 있다”고 강조했다.

임신중단 권리 폐기에 앞장선 보수 성향 대법관들에 대한 항의와 압박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청원 사이트 무브온에 올라온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탄핵 청원에는 2일 저녁을 기준으로 약 94만6000명이 동참했다. 1991년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의 지명으로 임명된 토머스 대법관은 현역 대법관 중 재직 기간이 가장 길고, 보수 성향이 가장 짙은 것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달 24일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를 주장하면서 피임과 동성혼 등도 제한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충 의견을 냈다. 토머스 대법관은 보수 성향 로비스트인 아내 버지니아 ‘지니’ 토머스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 정치 활동으로도 구설에 올라 있다.

급기야 임신중단 권리 폐기에 찬성한 보수 성향 대법관 자택 앞 시위가 계속되자 대법원 측은 해당 주와 카운티 측에 집회를 금지할 것을 요청했다. 게일 컬리 대법원 보안관은 지난 1일 메릴랜드주와 몽고메리 카운티, 버지니아주와 페어팩스 카운티에 각각 보낸 편지에서 “몇 주 동안 계속해서 큰 규모의 시위대가 확성기를 이용해 구호를 외치고, 북을 치면서 대법관들의 집 앞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면서 대법관 집 앞 시위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각 주와 카운티 측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 수정헌법 1조와 대법관들의 안전을 모두 고려해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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