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 투기·탐방로 이탈·불법 야영..무법지대 된 한라산
제주 한라산이 일부 몰지각한 탐방객의 쓰레기 투기, 탐방로 무단이탈 등 각종 불법행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제주도세계유산본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는 지난 1일 한라산 백록담 일대에서 환경 정비 작업을 실시한 결과 이날 하루에만 5t의 쓰레기를 수거했다고 3일 밝혔다. 5ℓ 쓰레기종량제 400여 개, 마대 3개 등의 분량으로, 탐방객들이 버린 페트병과 음식물 포장지, 비닐 등이 주를 이뤘다. 데크 등 시설물 파손으로 발생한 쓰레기도 있었다.
한라산에는 최근 코로나19 물리적(사회적) 거리 두기 해제 이후 탐방객이 크게 늘어나면서 쓰레기 투기, 탐방로를 무단 이탈한 등반, 지정구역 이외의 장소에서 불법 야영 등 위법 행위가 증가하고 있다.
한라산관리소는 지난달 9일 등반이 금지된 백록담 서쪽 암벽 방면으로 등반하는 탐방객 9명을 적발했다. 지난달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해발 1600m 지역에서 불법 야영을 하던 탐방객 23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들은 당시 흡연, 취사, 야영이 모두 금지된 출입금지 구역에서 천막을 치고 술과 음식을 먹었다.
한라산관리소가 지난 4월15일 거리 두기 해제 이후 지난달 22일까지 집계한 결과 불법 행위로 적발된 이들은 64명에 달했다. 탐방로 이외 지역으로의 무단 입산 26명, 불법 야영 25명, 흡연 9명, 불법 드론 비행 1명 등이다. 한라산 내 불법 행위가 잇따르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내고 “국립공원이자 세계자연유산인 한라산이 사실상 무법지대화되고 있다”며 “탐방객의 의식을 높이기 위한 홍보는 물론 탐방객의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 강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탐방객을 줄이는 강력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라산관리소는 대피소 내 주요 지점에 단속요원을 배치하고 실시간 폐쇄회로(CC)TV를 관찰해 위법 행위를 적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말에는 고지대를 순찰하는 특별 야간단속반을 편성해 탐방시간 이외 무단 입산하는 탐방객을 적발하고 있다. 쓰레기 되가져가기 캠페인도 병행하고 있다.
올 들어 6월30일까지 한라산 탐방객은 약 4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2만명에 비해 34% 늘었다.
한라산관리소 관계자는 “모든 한라산 탐방객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정 탐방로 이외에는 절대 출입하지 않아야 한다. 불법행위자에게는 보다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립공원 내 흡연, 지정된 장소 밖 야영, 출입금지 위반 과태료는 10만원이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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