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馬' 분류 자율로봇 횡단보도 불법.. 황당한 규제들

대한상의, 규제혁신 100선 전달
배당소득 이중과세 해소 등 요구

대한상의 제공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의 '경제 규제혁신 TF(태스크포스)' 본격 가동을 앞두고 100대 과제를 제시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상의 소통 플랫폼, 회원 기업, 72개 지방 상의 등에서 접수한 규제혁신 과제들을 모아 정리한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과제 100선' 건의서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3일 밝혔다.

새 정부는 규제혁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팀장으로 하는 경제 규제혁신 TF를 이달 중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신산업, 환경, 경영일반, 현장 애로, 입지규제, 보건·의료 등 6대 분야에서 기업들이 꼽은 규제혁신 과제 100건을 건의서에 담았다.

대한상의는 관계자는 "규제는 기업들에 '없으면 좋은' 정도가 아닌 '당장 목을 옥죄고 있는 올가미'와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절박한 상황을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규제혁신을 추진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법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먼저 인공지능(AI)과 로봇, 드론, 친환경 신기술, 수소경제, 모빌리티 등 신산업·신기술 관련 규제혁신 과제 26건을 담았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로봇의 경우 미국·영국 등에서는 활성화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도로교통법상 '차마(車馬)'로 분류돼 횡단보도에 진입하는 게 불법이다.

아울러 기후·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환경 관련 규제혁신 과제 10건도 포함시켰다.

이외에도 세제와 고용·노동, 공정거래, 산업안전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있는 규제혁신 과제 36건을 건의했다.

구체적으로 배당소득 이중과세 해소와 근로시간제도 개선, 유턴기업 지원제도 개선, 사업장 안전 중복규제 해소 등의 과제들이 기업경영 관련 규제혁신 과제에 포함시켰다.

대한상의는 앞으로도 지역 기업의 현장 애로를 수시로 발굴하고 정부에 건의하기 위해 전국 72개 상공회의소와 함께 '규제혁신 핫라인'을 개설하기로 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업별 건의와 규제혁신 과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으로는 불합리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다수의 규제법을 찾아내 과감히 폐지하고 통폐합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