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곧 우리에게 닥칠 일본의 위기

이규화 2022. 7.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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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미국이 G7 회의에 한국 등을 참여시켜 G11이나 G12로 확대하자는 의견을 내놨었다.

G7이라는 선진국 클럽에 한국이 들어오는 것을 일본이 시기한다고 청와대까지 나서서 비난했다.

일본 경제가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G7 유지가 어려울 것은 물론 한국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일본 최고의 경제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일본의 위기는 미구에 닥칠 우리의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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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선진국에서 탈락하는 날 노구치 유키오 지음 / 박세미 옮김 / 랩콘 스튜디오 펴냄

2년 전 미국이 G7 회의에 한국 등을 참여시켜 G11이나 G12로 확대하자는 의견을 내놨었다. 일본이 반대하고 독일도 동조하면서 논의는 흐지부지됐다. G7이라는 선진국 클럽에 한국이 들어오는 것을 일본이 시기한다고 청와대까지 나서서 비난했다. 그러나 그것은 시기나 질투가 아니라 위기감에서 오는 것이었다. 일본 경제가 지금과 같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G7 유지가 어려울 것은 물론 한국에 자리를 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일본 최고의 경제전문가로부터 나왔다.

책의 저자 노구치 유키오는 유명한 경제 분석가이자 작가다. 도쿄대 공학부를 졸업하고 엘리트 중의 엘리트만 근무한다는 대장성(현 재무성)에서 일했다.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은 후 도쿄대, 히토츠바시대, 스탠포드대 , 와세다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히토츠바시대 명예교수로 있다. 그는 객관적 통계와 지표를 통해 현재 일본 경제가 처해 있는 덫의 정체를 분석한다. 왜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을 지나 30년으로 가고 있는지 조목조목 까발린다. 불편한 사실이 많기 때문에 책이 출간되고 나서 비판도 많았다.

노구치 교수가 드는 핵심 원인은 엔화약세다. 1995년 4월 '역플라자합의'로 일본 엔화는 약세로 돌아섰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 기업들은 엔화강세를 이기기 위해 기술혁신, 해외투자 등으로 10여년 더 세계경제를 호령했다. 하지만 엔화약세 이후, 특히 2013년 아베 정권이 들어서 본격적인 양적완화정책으로 엔저와 저금리는 기업들에게 긴장의 끈을 놓게 만들었다.

노구치 교수는 엔저, 저금리라는 아베노믹스가 임금 정체를 심화했고 일본인을 가난하게 만들었다고 비판한다. 엔저는 기업들로 하여금 기술혁신과 새로운 비즈니스모델 없이도 이익을 증가시키고, 주가를 띄워준다. 하지만 노력한 게 없으니 임금은 오르지 않았고 적정한 물가상승도 일어나지 않았다. 일본은행이 목표로 한 2.0% 물가상승 목표는 10여 년 동안 한 번도 달성하지 못했다. 여기에 30%에 육박하는 초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욕망 없는 시장'이 출현했다. 욕망 없는 시장은 기업들의 신제품 개발과 투자를 견인하지 못했다.

노구치 교수가 말하는 '욕망없는 사회'의 문제점을 따라가다 보면 시선은 우리에게 닿는다. 원인은 다르지만 원·달러 환율은 13년 만에 1300원을 돌파했다. 저출산은 일본보다도 훨씬 심각하다. 작년 출산율 추정치는 0.81명으로 일본 1.34명보다 한참 떨어진다. 상반기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건국 이래 최대다. 썩어도 준치라고 일본은 2조7000억 달러의 대외 자산에서 매년 1500억 달러 이상의 본원소득수지 흑자를 내고 있다. 일본의 위기는 미구에 닥칠 우리의 위기다. 아찔하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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