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복합경제위기 심상치않아, 국회 정상화가 급선무다

연합뉴스 2022. 7. 3.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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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하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홍근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국민일보 주최로 열린 2022 국민공공정책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2.6.15 [국회사진기자단] toadboy@yna.co.kr

(서울=연합뉴스) 여야가 3일 후반기 국회 원 구성을 위해 원내대표 간 담판을 벌였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초대형 경제 복합위기인 '퍼펙트스톰'이 다가오는 난국에서 국회 공백이 34일째를 맞고 있지만, 정치권은 원 구성조차 이루지 못하며 '개점 휴업'을 이어가고 있다. 마침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3박 5일간의 스페인 방문 일정을 마치고 지난 1일 귀국했다. 정부의 위기 대응을 입법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가 절실해진 상황이다. 그간 원 구성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법사위원장 자리를 둘러싼 여야의 줄다리기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애초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이 자리를 넘기겠다고 공언했다. 따라서 국회 정상화의 공은 이제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2시간 회동하고 원 구성을 위한 담판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논의를 계속해서 해나가자는 얘기를 하고 헤어졌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합의 결렬 시 4일 오후 본회의에서 국회의장 단독선출을 강행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끝내 이러한 상황이 현실화하면 극도의 정국 경색이 불가피하다. 사실 원 구성을 둘러싼 최대 쟁점은 이미 해소된 상황이다. 여야가 극렬히 대치했던 법사위원장 자리에 대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내줄 수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국회 내에서 상원(上院) 격인 법사위원장을 차지할 경우 여소야대의 의회 지형에서 야당의 '입법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견제력을 사실상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국회 관행을 들어 법사위원장 자리의 차지를 당연하게 여기며, 이 양보와 맞물린 조건인 사법개혁특위 정상화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소 취하 등 민주당의 요구들에 대해 모두 '수용 불가'로 맞서며 시간을 끌고 있다.

여야 모두 당내 권력투쟁에 매몰된 현실도 국민은 안중에 없다는 처사다. 국민의힘에서는 친윤계(친윤석열계)인 박성민 당 대표비서실장이 지난달 말 돌연 사퇴하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준석 당 대표가 20차례 '성 상납'을 받았다는 진술 등이 나오며 이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충돌이 격화하고 있다. 야당에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싸움이 가팔라지고 있다. 이처럼 여야가 집안싸움에 날 새는 줄 모르는 동안 민생·경제위기의 골은 깊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무역적자는 103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 등 3고(高)에 무역적자, 주가 폭락 등 금융과 실물 양쪽에서 경제위기의 태풍이 몰려오고 있는 미증유의 위기 상황이다. 대통령이 비상 위기 대처를 주도하고 정치권이 입법 등으로 뒷받침해야 할 절체절명의 시기다. 여야 원내대표는 밤샘 담판을 해서라도 원 구성 합의를 도출하기 당부한다.

국회 원 구성과는 별도로 위기 극복의 선두에는 윤 대통령이 서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 플랜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할 수 있도록 필요하면 지원사격도 해야 한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이르면 4일 김승겸 합동참모본부 의장 후보자를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야당의 격한 반발을 부를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의뢰한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와 만취 음주운전 전력의 박순애 교육부 장관 후보자 등의 거취도 국민 눈높이에 맞춰 다뤄야 할 문제라는 점을 유념하기를 바란다.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3일 나왔다. 윤 대통령과 정치권은 민심의 우려를 새겨듣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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