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00만명 이용 '온통대전', 폐지 능사 아니다
대전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지역화폐 '온통대전'이 도입 2년 만에 폐지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난 1일 "캐시백(할인율)을 기존 10%에서 최소 5%로 줄이고, 긴급 자금을 투입해 올해 말까지는 유지 하겠다"면서 "연말에는 아예 온통대전을 폐지하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시장의 발언을 살펴보면 온통대전을 당장 폐지하지는 않겠지만 폐지 쪽에 상당히 무게를 두고 있는 듯하다.
온통 대전의 운명은 결국 이 시장의 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점을 살려 계속 유지할지, 단점만을 보고 폐지할지는 정책적으로 판단할 문제다. 다만 현시점에서 온통 대전에 대한 이 시장의 불신이 상당히 큰 것은 사실이다. 이 시장은 6·1 지방선거 기간 중에도 온통대전을 시민 혈세를 축내는 사업으로 규정하고, 폐지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한 지역 화폐를 현금 퍼주기 수단 등 부정적으로 보는 현 정부의 국정 기조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온통대전은 지역민들의 호응을 받고 있지만 부실하게 운영돼 온 측면이 없지는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느닷없이 캐시백을 10%에서 15%로 올려 운영 자금이 바닥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온통대전이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는 다분하다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온통대전은 2020년 5월 출시 이후 소상공인 매출 증대, 역내로의 소비전환을 견인했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카드 발급이 120만 장에 이르고 이용자만 해도 1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대전시민 10명 중 7명이 사용하고 있고 연간 발행액 규모는 광역시 중 인구 대비 1위를 자랑한다. 온통대전은 지난해 말 산업통상자원부 '대한민국 브래드 대상'과 행정안전부 '지역화폐 평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런 온통대전이 하루아침에 없어질 수 있다니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다. 대전의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온통대전의 폐지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전임 시장 지우기'라는 말까지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대전지역 사회에 뿌리내린 지역화폐를 무조건 없애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캐시백을 조정하는 한이 있더라도 존치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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