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테크산업] 실적도 주가도 고개숙인 '네·카'.. "콘텐츠에만 기대선 한계"
엔데믹에 30% 넘던 성장률도 둔화
전문가들 "차세대 먹거리 고민을"
국내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날개가 움츠러들고 있다. 실적과 주가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혹한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면서 성장률이 둔화하고 있는데 인건비 등 고정 비용은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내수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와 새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글로벌 진출을 선언했으나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적 악화에 주가까지… 성장세 멈춘 '네카오'= 네이버와 카카오는 코로나19 사태 속 비대면 수혜를 톡톡히 누렸다. 두 회사는 지난해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매출 6조원을 넘기며 플랫폼 기업의 저력을 보여줬다. 그러나 올 1분기 네이버와 카카오의 실적은 엔데믹 시대를 맞이한 플랫폼 기업의 성장 둔화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은 1조845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3% 줄어들었고 카카오는 1분기 매출 1조651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 감소했다.
성장세 둔화는 커머스와 광고 분야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 네이버의 1분기 커머스 사업 매출은 416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전년도 커머스 성장률이 30%를 훨씬 웃돌았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카카오 역시 커머스와 광고 매출이 포함된 톡비즈 부문의 매출이 1분기 461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 줄었다.
여기에 인건비가 발목을 잡았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개발자 구인난과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봉 인상 경쟁을 펼쳤다. 그 결과 인건비 부담 가중이라는 악재에 처했다. 실제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19~2021년 국내 주요 대기업 110곳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 변동 분석 결과'를 보면 카카오의 인건비 비율은 2019년 14.6%에서 2021년 24.3%로, 네이버는 9.3%에서 11.1%로 각각 상승했다. 반면 110개 대기업의 매출 대비 인건비 비율은 2019년 7.5%에서 2021년 7.2%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주요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점차 낮아진 반면 네이버, 카카오 등 IT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늘어난 것이다.
실적 부진 속 주가도 하락했다. 네이버 주가는 연초 38만원선을 기록했으나 최근 23만원대로 폭락했다. 카카오는 11만원선에서 6만원대까지 밀렸다. 카카오는 시가총액이 2년 1개월 만에 국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팬데믹 기간 주가가 우상향하며 시총 3위까지 올랐던 것과 대조된다. 목표가도 하향 추세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기존 42만원에서 35만원으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콘텐츠 앞세운 글로벌 진출 선언했지만 '글쎄'= 전문가들은 네이버와 카카오가 다음 단계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에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위정현 콘텐츠미래융합포럼 의장(중앙대 교수 겸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코로나19 특수에 취해 양적 확대만 추구했던 경향이 있다"며 "코로나19가 끝난 다음에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상대적으로 늦었다"고 지적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사업 영역을 더 확대하거나 혹은 오프라인에서 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형식의 서비스 개발에 나섰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며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폭발적으로 증대된 상황에서 기술이나 비즈니스 개발이 점진적으로 이뤄졌고, 거기서 괴리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글로벌에서 해답을 찾고 있다. 사회적 책무에 부응하면서 수익성 개선까지 꾀할 수 있는 돌파구로 글로벌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웹툰·게임을 비롯한 콘텐츠, 메타버스 등을 앞세워 글로벌 빅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네이버는 라인과 네이버웹툰을 중심으로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카카오는 일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카카오픽코마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콘텐츠 외의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주문이다. 위정현 의장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일본 등 해외에서 웹툰으로 일정한 성과를 올리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플랫폼으로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현재로서는 콘텐츠 외의 차세대 먹거리나 사업 모델이 없는데 이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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