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크인 하면 NFT 준다" 호텔이 '아트'에 꽂힌 이유

유지연 입력 2022. 7. 3. 18:07 수정 2022. 7. 4.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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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3년 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해외여행도 가능해졌지만, 다락같이 오른 항공료와 예약난 등으로 올여름까지는 국내를 찾는 여행객이 많을 전망이다. 이에 호텔 업계도 발 빠르게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는 ‘아트 호캉스(호텔+바캉스)’ 바람이 불고 있다. 미술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텔 측이 새롭게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고상우 작가의 NFT 작품과 객실 상품을 더한 롯데호텔의 아트 패키지. [사진 롯데호텔]

20초 만에 100개 팔린 NFT 작품과 호텔의 만남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이 ‘푸른색 사진 예술의 선구자’로 불리는 고상우 작가와 함께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고상우 작가는 2016년 세계적인 팝스타 마돈나가 그의 작품을 구매하면서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8월엔 대체불가능 토큰(NFT) 거래소 클립 드롭스에서 디지털 아트 ‘공존’을 선보였는데 20초 만에 100개(약 1억2000만원)를 판매했다.

지난달 13일 롯데호텔은 고상우 작가의 NFT 작품을 포함한 숙박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에서 하룻밤을 묵고 고 작가의 NFT 신작 1점을 받을 수 있다.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 롯데호텔 서울·월드·제주·울산·부산에서 판매하고 있다. 모두 300객실 한정 판매되며, 올해 12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고 작가는 이번에 사슴을 주제로 총 300개의 NFT 작품을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인기 작품인 ‘블랙 펄’을 NFT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반응이 뜨겁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가격이 100만원(세금·봉사료 별도)인데 발매 첫날인 지난달 7일 하루에만 초기 목표 대비 80% 실적을 올렸다”고 말했다.

국빈이나 VVIP들을 위해 마련된 롯데호텔 서울 이그제큐티브타워 로얄스위트 룸에서 고상우 작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사진 롯데호텔]

관람에서 소유로, 아트 호캉스의 진화


미술 시장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호텔가에서는 이처럼 아트 플랫폼과 연계한 상품 구성이 활발하다.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이나 전시 관람 등이 일반적이었던 호텔가 아트 패키지가 최근 관람에서 ‘소유’로 확장되는 추세다. 전시를 감상하고 즐기는 체험을 넘어서, 작품을 다양한 형태로 소유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서다.

그랜드 조선 부산은 글로벌 아트 에디션 플랫폼 ‘에디션 알리앙스’와 협업해 ‘스테이X아트쉬머링’ 패키지를 다음 달 31일까지 선보인다. ‘에디션 알리앙스’는 국제적인 갤러리와 판화공방 등 다양한 작품들의 큐레이션을 통해 일상에서 예술을 친근하게 누릴 수 있도록 정상급 아티스트의 오리지널 에디션 작품을 소개하는 아트 플랫폼이다. 그랜드 조선 부산과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그랜드 조선 제주 등 3곳에 입점해 있다.

그랜드조선 제주에 입점한 에디션 알리앙스. 호텔 곳곳의 작품을 해설해주는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그랜드조선 제주]


이 패키지는 그랜드 조선 부산과 에디션 알리앙스가 협업해 단순한 전시 관람이 아니라 에디션 알리앙스에서만 만날 수 있는 트렌디한 작품들을 소장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객실 1박과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으로 완성된 크리스털 소재의 티라이트 홀더 2개 등을 준다. 아름다운 빛의 굴절과 바다 윤슬(물 위에 반사되는 빛)을 형상화한 감각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자하 하디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다.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을 형상화학 작품을 포함한 패키지를 구성한 그랜드 조선 부산. [사진 그랜드 조선 부산]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은 어린 자녀와 호텔을 찾는 가족 대상으로 ‘키즈 드리밍 아트 패키지’를 오는 11월 27일까지 선보인다. 매니피크 또는 매니피크패밀리 트윈 객실 1박이 포함된 패키지에는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의 키즈 식기 세트와 캔버스백이 포함돼 있다. 오는 12월 4일까지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열리는 ‘에바 알머슨 특별전’ 초대권 2매도 제공한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을 활용한 상품을 포함해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패키지를 구성했다. [사진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업계 관계자는 “아트에 대한 일반인들의 진입 장벽이 낮아졌고, NFT 등 기술을 결합한 형태가 활성화하면서 작품 소유가 가능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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