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같은 저출산 국가에서 원리금 보장상품 포함은 잘못"

신화 2022. 7. 3.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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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연금 부담 낮추려면
투자금 몸집부터 키워야
자동투자 취지와도 어긋나

◆ 디폴트옵션發 퇴직연금 빅뱅 ④ ◆

니컬러스 바 교수
"디폴트옵션 제도의 핵심은 방치된 적립금도 알아서 자본시장에 투자되게 하는 것입니다. 디폴트옵션에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포함된 것은 나쁜 제도 설계(bad design)로 보입니다." 니컬러스 바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공공경제학과 교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에서 원리금 보장 상품 선택은 디폴트옵션 제도의 취지에 어긋난다며 쓴소리를 냈다. 바 교수는 영국뿐만 아니라 중국, 핀란드,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각국 정부의 퇴직연금제도 설계를 도운 연금 분야 전문가다.

바 교수는 "연금자산을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방치하는 건 한국 같은 저출산 사회에서 특히 위험한 결정일 수 있다"고 밝혔다. 저출산 고령화로 미래 세대의 연금 부담이 가파르게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자본시장에 투자해 적립금 규모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국내 연금 부담률은 날이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 수급자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수급자 수는 2030년 874만명, 2040년 1290만명으로 급증할 것으로전망된다.

영국의 DC형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에는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없다. 대부분 기업이 선택하는 디폴트옵션은 생애주기형 펀드다. 미국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비슷한 리타이어먼트데이트펀드(Retirement Date Fund·RDF)가 대표적이다. RDF는 NEST가 채택하는 디폴트 펀드로, 은퇴까지 생애주기를 3단계로 구분해 위험 투자 비중을 조정한다.

RDF의 특징은 가입 초기 5년에 해당하는 기간 중 공격적인 투자를 지양한다는 것이다. 펀드 가입 초기일수록(젊을수록) 공격적으로 투자하도록 짜인 TDF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가입 6년 차부터 은퇴 10년 전까지 이어지는 성장(Growth) 구간이 본격적인 투자로 은퇴 자산을 축적하는 시기에 해당한다. 이어 연금 인출 준비 단계인 강화(Consolidation) 구간에서는 적립금 보전을 위해 변동성이 낮은 자산 위주로 포트폴리오가 구성된다.

[런던 = 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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