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이라 50대 돼야 발생? 40대부터 자주 나타나

권대익 2022. 7. 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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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척추 질환, 40대 목·어깨 질환 많아
중년이 넘어서야 자주 발생하는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 디스크) 등 어깨·척추 질환이 20~30대 젊은이들에게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A(27)씨는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다가 갑자기 허리가 아프기 시작해 일상생활을 하기가 점점 어려워졌다. 1시간 이상 의자에 앉아 있으면 골반부터 다리까지 저려 고통을 참을 수가 없었다.

40대 초반의 주부 B씨는 6개월 전부터 왼쪽 어깨와 팔에 통증이 시작됐다.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일이 반복되자 정형외과를 찾아 ‘유착성 관절낭염(오십견)’ 진단을 받았다.

이들처럼 관절ㆍ척추 질환은 나이가 지긋이 든 사람에게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젊은이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젊다고 뼈 건강을 과신하다간 자칫 관절ㆍ척추 질환으로 고생할 수 있다.

대한정형외과학회(이사장 이진우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2021)를 이용해 20~70대 입원 환자 수 상위 10위 질병을 분석한 결과, 관절ㆍ척추 관련 정형외과 질환이 20대부터 전 생애에 걸쳐 괴롭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허리 디스크(요추 추간판 탈출증) 등을 포함한 척추 질환은 20~30대부터, 흔히 ‘오십견’으로 불리는 유착성 관절낭염을 비롯한 어깨 병변과 목 디스크(경추 추간판 탈출증)는 40대부터 빈발했다.

김명구 학회 회장(인하대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관절ㆍ척추 질환은 고령인에게서 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전 연령대에서 근골격계 퇴행성 질환 등 정형외과 환자가 늘고 있다”며 “일단 통증이 생기면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빨리 정확한 진단을 받아 원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20대에 시작되는 허리 디스크, 다리 마비되면 수술 고려

20~30대 젊은이도 입원하게 만드는 허리 디스크는 추간판 중앙 수핵을 싸고 있는 섬유 조직이 파열돼 신경관 내로 돌출되는 질환이다.

최근 코로나19 유행으로 재택 근무와 온라인 강의 등이 많아져 실내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늘면서 젊은 허리디스크 환자가 늘고 있다. 바르지 못한 자세와 생활 습관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허리 디스크는 누운 자세에서 무릎을 편 상태로 다리를 들 때 다리에 통증이 있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다리가 당기는 느낌이 든다. 일반적으로 다리 마비가 없고 대ㆍ소변 기능이 정상이라면 약물이나 주사 등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6~8주 동안 치료해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거나, 다리 마비가 있거나, 통증으로 일상생활이 어렵거나, 대ㆍ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수술해야 한다.

하용찬 학회 홍보위원장(서울부민병원 진료부원장)은 “잘못된 생활 습관이 쌓여 몸 중심인 척추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나이 들면서 다양한 부위의 근골격계까지 이상 신호가 발생한다”며 “젊을 때부터 올바른 생활 습관을 유지하고, 통증을 방치하다가 질환이 악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했다.


◇‘오십견’도 이젠 40대부터 빈번하게 발생

대개 오십견(五十肩ㆍ유착성 관절낭염)이어서 50대부터 조심해야 한다고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유착성 관절낭염 등 어깨 병변이 40대 주요 입원 원인 질환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어깨 병변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최근 5년간 코로나19 유행과 관계없이 환자가 20%가량 증가했다.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와 운동 부족 외에는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오십견은 어깨 관절의 제일 깊은 부위인 관절낭이 두꺼워지고 힘줄이나 인대와 유착돼 발병한다. 스트레칭 등 운동이나 약물로 치료하고 심하면 수술을 시행한다.

정형진 학회 진료지침위원장(상계백병원 정형외과 교수)은 “관절ㆍ척추 질환을 예방하려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려야 한다”며 “무엇보다 관절ㆍ척추가 보내는 통증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오십견은 수술하지 않아도 호전되기도 하지만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오주한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환자의 절반이 10년 후에도 계속 아프고 생활에 제약을 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자연 치유가 어렵다”며 “특히 관절이 여전히 굳어 있지만 통증이 없다고 방치하는 환자가 적지 않은데 그럴 경우 관절이 굳어 관절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했다.

어깨 질환을 예방하려면 평소 스트레칭을 수시로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특정 각도에서 팔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난다면 충돌이 생겼다는 것이기에 염증ㆍ통증이 없더라도 병원에서 어깨를 점검하고, 생활 습관도 교정해야 한다.

또한 회전근개를 강화하는 어깨 내회전ㆍ외회전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 젊은 층에서는 90도(자신의 눈높이) 이상으로 팔을 들어 올려 진행하는 벤치프레스 등을 할 때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중량을 낮춰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100세 시대 관절ㆍ척추 건강 7가지 생활 수칙](대한정형외과학회)

①적절한 체중 유지하기

약을 복용하지 않고 관절염을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몸무게를 3㎏만 줄여도 관절 부하가 줄어 관절염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②내 발에 맞는 편한 신발 신기

족부 질환의 가장 흔한 원인은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다. 자신의 발 크기와 특징에 알맞은 신발을 택해 신는 것이 좋다.

③체중 부하 운동을 포함한 활동적인 생활 실천하기

정형외과 질환을 예방하려면 체중 부하 신체 활동 같은 운동이 필요하다. 걷기ㆍ달리기가 대표적이며, 운동 전 반드시 스트레칭을 한다.

④관절ㆍ척추가 회복할 수 있도록 충분한 휴식 취하기

체중 부하 운동 후에는 최소 하루 충분한 휴식을 해야 한다. 관절 및 척추가 회복되는 시간이다.

⑤가정에서 낙상 위험 요소 제거하기

낙상은 가장 위험한 요소다. 물건을 밟고 미끄러지거나 물기가 있는 욕실에 흔히 발생한다. 집안 문턱이나 경계를 없애고,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장치를 한다.

⑥비타민 D 충분히 섭취하기

코로나19 유행으로 외부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비타민 D 섭취가 줄었다. 야외 활동 시 한쪽 팔 정도는 꼭 내놓고 15분 이상 햇빛을 쬐거나, 비타민 D가 부족하다면 음식ㆍ보충제로 충분히 섭취하기를 권한다.

⑦관절ㆍ척추 통증은 참지 말고 정형외과 전문의에게 검진받기

통증은 우리 몸에서 주는 이상 신호다. 진단부터 치료, 특히 합병증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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