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시동건 용산..中난산특구처럼 잠재력 풍부"

이석희 2022. 7. 3.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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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재계 3위 뉴월드디벨로프먼트 에이드리언 청 CEO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 많아
첨단기업·스타트업 유치로
기술산업 중심지 육성해야
젊은 직장인 인구 늘어나며
고급형 주거시설 인기 끌 것
MZ세대 지지받는 메타버스
미래 성장 동력으로 급부상
홍콩의 재계 3위 부동산 개발 기업 NWD의 CEO인 에이드리언 청이 서울을 방문해 종로구 UBS증권 서울지점에서 매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승환 기자]
"용산은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땅이 많아서 '도화지'와 같은 곳입니다. 첨단 기술 기업을 유치하면 중국 선전의 난산특구처럼 발전할 수 있다고 봅니다."

홍콩의 부동산 재벌 3세 에이드리언 청(42)이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용산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며 큰 관심을 표명했다. 청은 "난산특구는 텐센트를 필두로 TMT(테크·미디어·텔레콤) 기업이 대거 몰려 있는 지역"이라며 "용산도 하이브 등 미디어·기술 기업이 위치한 만큼 서울의 난산특구로 발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용산에는 하이브뿐 아니라 LG유플러스, LS 등 대형 기업의 본사 건물이 위치해 있으며 샌드박스네트워크, 의식주컴퍼니 등 스타트업도 속속 모여들고 있다. 용산에 용산공원이 위치해 있는 것 역시 난산공원이 있는 난산과 비슷한 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한국의 사업 파트너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청은 실물자산만 약 100조원을 보유한 부동산 개발 기업 뉴월드디벨로프먼트(NWD)를 이끌고 있다. 2007년 28세 나이로 홍콩 재계 3위 그룹의 최고경영자(CEO)가 된 그는 50년간 전통적 방식으로 사업을 이어오던 회사를 혁신하기 위해 이듬해 새로운 브랜드를 출시했다. 홍콩의 최고 명소로 자리 잡은 '아트 쇼핑몰' K11이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젊은 나이에도 리테일(소매) 공간에 문화예술 요소를 접목하며 부동산 개발 업계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그는 2012년 포천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40세 이하 경영인 4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용산에서 사업 기회를 갖게 된다면 어떤 공간을 만들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주거"라고 답했다. 기술 기업과 스타트업을 기반으로 몰려들 젊은 세대를 위해 주거 공간이 필요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청은 "선전에는 입주 기업에 근무하는 젊은 직장인을 위한 하이엔드(고급) 주거시설이 발달해 있다"며 "용산 역시 이 같은 수요가 생겨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을 자주 찾는 그는 10여 년 전 직접 한남동 유엔빌리지 내 주택을 구매했다가 지난해 매각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요즘 들어 그는 또 다른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메타버스'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가 설립한 벤처캐피털인 'C벤처스'는 지난해 메타버스 게임 기업 '더샌드박스'에 투자해 화제가 됐다. 또 그는 게임 내 가상 토지를 사들였고 그 위에 자신이 투자한 기업들의 매장을 쇼케이스 형식으로 구현했다. 청은 "새로운 소비층인 MZ세대, 알파세대는 메타버스 세계에 빠져 있다"며 "그들의 주목을 끌기 위해선 메타버스 생태계를 이해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 다방면에 걸쳐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샌드박스의 모회사인 '애니모카브랜드', 대체불가토큰(NFT) 기업인 'RTFKT' 등에도 투자했다. 청은 인터뷰 내내 '피지털(Physital)'이라는 단어를 반복해 사용했다. 현실 공간을 의미하는 피지컬(Physical)과 가상 공간인 디지털(Digital)의 합성어다. 청은 어떤 기업이든 메타버스에 뛰어들기 이전에 현실에서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확실한 팬층이 존재해야 메타버스에서도 소비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NFT에 대해서도 투자나 지불수단으로서의 가치보다 사용 가치를 중시했다. 현실과 가상을 매개하는 역할로서 NFT에 주목한 것이다. 그가 운영 중인 K11은 호화 멤버십 이용권을 유틸리티 NFT로 발행했다는 점을 예로 들며 실물 자산의 가치가 가상 공간에서 드러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부동산 기업이 메타버스 시대에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기업인 두나무뿐만 아니라 마켓컬리에도 투자 중이라고 밝혔고, 이번 방문에선 콘텐츠, 웹3.0 관련 기업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마스크 대란이 벌어졌던 2020년에는 한국에 마스크 100만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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