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조선 해법은..노동집약 탈피해 新기술산업 변신 시급
日보다 시간당 생산성 낮아
기술 국산화로 경쟁력 제고
◆ 조선업 현장점검 (上) ◆
국내 조선업계의 인력 수급 불균형 문제가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조선학회 소속 교수들은 인력난을 해소할 실마리는 연구·개발 활동 강화에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한조선학회는 최근 매일경제와 국내 조선업계 위기 요인을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는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진단에는 이신형 대한조선학회장(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우종훈 서울대 교수, 정현 충남대 교수, 오민재 울산대 교수, 이동건 목포해양대 교수 등 5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국내 조선산업의 최대 위기 요인으로 △생산인력의 낮은 생산성과 신기술 수용성 △도전적·창의적 연구·개발 부족 △양질의 인재 양성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 미비 등을 지목했다.
세계에서 1~2위를 다투는 한국 조선산업의 생산성이 양적으로 우수해 보이는 이유는 작업 시간 자체가 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인력당 연간 건조량을 기준으로 보면 생산성이 높은 듯 보이지만, 생산인력 1인의 시간당 건조량을 기준으로 삼으면 일본·유럽 등과 비교해 낮은 수준에 머문다.
작업자들 생산성을 높일 방법으로는 '중후장대' 조선소를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작업공간으로 변모시키는 게 꼽힌다. 다만 스마트 작업공간을 만들기 위한 기술이 갖춰져 있다고 할지라도 생산인력들의 신기술 수용도가 낮다면 무의미하다. 공정 진도율을 점검하는 '이미지 프로세싱' 기술이 단적인 사례다. 이 기술은 십수 년 전에 이미 완성됐지만 국내 조선소에선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됐다. 현장 작업자들이 공장 내에 영상 장치를 설치하는 것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이미지 프로세싱 연구자들은 실망하고 조선업계를 떠났다.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가 저조한 점도 국내 조선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잠식하는 위기 요인으로 꼽힌다.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의 핵심 기자재인 LNG 화물창 기술이 일례다. LNG선은 척당 가격이 2000억원이 넘지만, 여기서 약 100억원은 프랑스 화물창 설계업체인 GTT가 특허권 사용료로 가져간다.
LNG 화물창을 국산화하기 위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는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가스공사, 케이씨엘엔지테크(KLT) 등과 한국형 LNG 화물창 'KC-2' 개발 사업에 2020년 7월부터 참여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KC-2 사업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선 정부와 가스공사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한다. 가스공사가 LNG선 용선 계약을 맺을 때 국적 선사가 국내 조선사로부터 선박을 구입해 쓸 수 있도록 해야 신규 기술에 대한 '트랙레코드(track record·실적)'를 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조선학회 소속 교수들은 국내 조선산업이 위기를 극복할 방법은 양질의 인력 양성과 기술 개발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조선산업 구조를 노동집약적 '공업'에서 기술을 앞세운 '공학'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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