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장관이 사표던졌다.. '인플레 60%' 아르헨, 경제 위기 고조
올해 물가 상승률 73% 전망 세계 최고 수준
60%가 넘는 인플레이션 등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경제 장관이 돌연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표를 던졌다. 자신과 대립각을 세우던 부통령이 또 다시 자신을 비난하는 연설을 하고 있던 때다. 정치적 내홍까지 격화하면서 아르헨티나의 경제 위기가 더욱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마르틴 구스만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은 2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위터에 “더 공정하고 자유롭고 주체적인 조국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글과 함께 A4용지 4장 분량의 사직서를 올렸다. 사직서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에게 간언하는 내용의 편지 형식으로 쓰여졌다. 아르헨티나 일간 클라린은 아르헨티나 역사상 처음으로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사임을 생중계한 장관이 됐다며, 대통령에게는 발표 수시간 전 미리 보고를 했다고 전했다.
39세의 구스만 장관은 2019년 12월 현 정권 출범 초기부터 장관직을 맡아 IMF 부채 협상 등을 주도했다. 이날 구스만 장관과 함께 경제부 차관, 재무부 차관 등 경제분야 고위 공무원들도 대거 동반 사직서를 제출했다.
구스만 장관이 사임 이유를 명시하지 않았지만, 현지 언론들은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부통령과의 갈등을 이유로 꼽았다. 구스만 장관은 편지에서 “내부적인 문제를 해결해달라. 그래서 다음에 누가 오더라도 내가 겪은 고통을 겪지 않게 해달라”며 “연립여당과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수”라고 했다. 이어 “나는 에너지, 금융, 중앙은행 관련 정책에 손 댈 수 없었고 공격이 이미 개인적인 수준”이라며 “거시경제적이고 정치적인 도구를 이용한 중앙집권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번 사임 트윗이 올라온 시점도 크리스티나 부통령이 한 기념식에서 현 정권의 경제 정책과 구스만 장관을 비판하고 있던 때였다. 그녀는 2 주전에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구스만 장관을 강하게 비난했다. 2007년 알베르토 현 대통령이 총리로 재임하던 당시 대통령이었던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경제 정책을 두고 공공연하게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다. 특히 경제 정상화를 위해 외화 부채 협상부터 타결해야 한다는 구스만 장관과 달리 크리스티나 부통령은 부채 긴축 대신 사회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스만 장관 경질을 주장했다.
BBC방송은 구스만 장관의 돌연 사직으로 아르헨티나의 경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평가했다. 국가부채 규모가 440억달러(약 57조원)에 달하는 아르헨티나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현상에 더 큰 타격을 받았다. 지난 달 전년 대비 물가가 60.7% 올랐고, 올해 물가 상승률은 73%대로 전망돼 전 세계 최상위 수준이다. 현재 기준금리는 무려 연 52%다. 최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이틀에 한번 꼴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내홍이 곧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는 점도 문제다. 유라시아 그룹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타협점을 찾기 힘들어 아르헨티나 정부 갈등이 계속해서 심화될 것이고, 이 때문에 집중적인 정책을 펼치는 능력이 약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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