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6%대 관측..7월엔 더 오른다

반기웅 기자 2022. 7. 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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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연합뉴스

올해 3분기 수입 곡물 가격이 전분기보다 10% 이상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곡물 가격은 사료가격을 통해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밥상물가’ 상승 압력이 더 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밥상물가를 비롯 서비스, 공공요금 등이 전방위로 올라 이번 주 발표되는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공공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7월에는 물가 상승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3일 발표한 ‘국제곡물 7월’ 관측 자료를 보면 올해 3분기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식용 184.8, 사료용 178.4로 2분기보다 각각 13.4%, 12.5%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주요 곡물 가격 수준을 나타내기 위해 2015년 수준을 100으로 놓고 지수화한 수치다.

3분기 곡물 수입단가가 급등한 이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고점을 찍은 시기(3~6월)에 구입한 물량이 올 3분기에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전쟁 이후 국제 곡물가격이 높은 시기에 구입한 물량이 도입되고, 대미 환율 상승 영향으로 수입단가가 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2020년 말부터 7분기째 이어지고 있다. 이상기후와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는 와중에 전쟁이라는 충격까지 덮친 형국이다. 지난달 제분용 밀의 평균 수입단가는 1t당 453달러로 1년 전(319달러)보다 42.0% 올랐다. 식용 옥수수는 1t당 412달러로 36.0% 올랐고 콩(채유용)도 33.2%상승했다.

사료용 밀과 옥수수의 수입단가는 1년 전에 견줘 각각 24.2%, 47.8% 올랐다. 이 같은 수입 곡물 가격 상승은 곧 소비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치솟은 수입 곡물 가격이 식품·사료 가격을 밀어올리면 식품·외식 업계도 판매 가격에 이를 반영할 가능성이 높기 떄문이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입구에 유가 정보가 표시돼 있다. 권도현 기자

고공행진 중인 국제 유가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6월 다섯째 주(6월26∼30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주보다 21.9원 오른 ℓ당 2137.7원을 기록했다. 경유 평균 가격은 ℓ당 2158.2원으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JP모건 체이스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유가가 배럴당 380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 강화 조치에 대응해 본격적으로 원유 감산에 나서는 상황을 가정한 것이다. 현재 원유 가격은 배럴당 110달러 안팎으로 JP모건의 우려가 현실이 될 경우 국제 유가는 3배 이상 뛰어오르게 된다. 여기에 달러당 1300원을 오르내리는 원·달러 환율도 수입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악재가 맞물리면서 이번 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언론 인터뷰에서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그리고 국제 곡물가가 급등해 그 영향을 저희들이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6월 또는 7~8월에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요금·가스요금 인상분이 반영되는 7∼8월 물가 전망은 더 어둡다. 7월부터 4인 가구당 한 달 평균 3755원 가량을 더 내게 된다. 이 같은 공공요금 인상은 상품·서비스 생산비용을 높여 물가를 끌어 올린다. 추 부총리는 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고물가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의 국내전이 가능성까지 우려해야 하는 복합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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