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칼럼]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기준
작년 1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화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현재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에만 의무화되어 있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의 의무화 대상이 2026년에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된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는 대상이 자산총액 1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확대됨에 따라 이번에 새롭게 의무화 대상이 된 기업들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작성에 노력을 많이 했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5월 31일까지 접수한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대해 6월부터 8월 정도까지 전수 점검을 진행한다. 이후 정정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정공시를 요구하고 가이드라인 준수 요청서를 발송한다. 11월 말에는 작년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대한 평가 보고서 작성과 이를 근거로 우수공시법인 선정·시상 등이 이어진다.
한국거래소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대한 전수 점검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진행된다. 한국거래소가 2019년 4월 처음 만든 가이드라인은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작성의 핵심 원칙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분화한 작성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관련 제도 등이 변경되는 경우나 실무 적용 과정에서 보완이 필요한 경우 이를 반영해서 개정되고 있다.
올해 3월에도 가이드라인은 개정됐고, 올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작성·제출한 기업은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제시된 원칙에 대해 해당 기업의 준수 여부를 기재하고, 미준수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사유와 향후 계획을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또 가이드라인에 기재된 설명 대상 항목과 표는 모두 작성해야 한다. 별도의 성문 자료가 존재하는 경우에만 '정책, 기준 또는 절차'가 마련된 것으로 기재할 수 있다. 정관이나 이사회 규정은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다.
가이드라인은 10대 핵심 원칙을 설명하도록 한다. 핵심 원칙 1과 2는 주주, 핵심 원칙 3~8은 이사회, 핵심 원칙 9 및 10은 감사기구에 대한 원칙이다.
가이드라인에서는 10대 핵심 원칙에 대한 설명과 함께 별도로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준수를 장려할 필요가 있는 핵심적인 지표 15개를 선정, 이에 대한 준수 여부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대 핵심 지표 중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마련·운영 △내부통제정책 마련·운영 △내부감사기구가 분기별 1회 이상 경영진 참석 없이 외부감사인과 회의 개최 등 3개 지표에서 표기 오류가 가장 많이 발견됐다. 일부 기업들은 최고경영자 승계 정책, 내부통제정책(리스크관리, 준법경영, 내부회계관리, 공시정보관리)에 관해 별도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면서도 이를 준수하고 있다고 표기하는 오류를 범한 것이다. 또 내부감사기구 업무의 대상이 되는 일을 겸하는 임직원의 외부감사인 회의 참석이 인정될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이드라인에서 설명을 요구하고 있는 개별 항목들은 기존 사업보고서의 기재 항목보다 훨씬 구체화·세부화되어 있다. 따라서 새롭게 의무 대상이 된 기업 입장에서는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를 가이드라인에 맞춰 작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향후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화 대상에 포함될 예정인 기업은 사전에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작성·공시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해야 한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기한미준수, 허위공시, 정정공시 요구 불응)에는 공시 불이행에 따른 벌점 제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허위나 과장된 내용이 기재되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요구에 따른 그린워싱 소송 제기가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히 허위나 과장 공시에 따른 벌점 제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투자자·소비자로부터 허위나 과장 공시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 등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준우 법무법인 원 변호사 jwpark@onelawpartn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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