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野, '검수완박' 정당하다면 헌재 심판 꺼릴 이유 없어"

법사위 둘러싼 양당 샅바 싸움 격화.. '국회 원구성' 답보
국힘 "지난 2021년 7월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 다 끝나"
민주 "與 먼저 약속 어겨..중재안 합의 후 일방적 입장 번복"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뉴시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양보 조건으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에 대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취하를 요구하자 “검수완박법이 정당하다면 헌재 심판을 꺼릴 이유가 없다”며 거부했다.

국민의힘 양금희 원내대변인은 3일 국회 논평에서 “검수완박법에 대한 헌재 심판 취하 요구, 검수완박법의 연장인 사개특위(사법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의 요구는 모두가 알고 있듯 원구성과 전혀 관련이 없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양 원내대변인은 검수완박법의 국회 처리 과정에서 나타난 △민형배 의원의 위장 탈당 △국회 안건조정위원회 무력화 △법사위 통과안과 다른 수정안의 본회의 상정 및 통과 등도 문제 삼았다. 그는 “입법 절차가 적법했는지 헌법에 따라 헌재에서 판단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양당 원내대표 간 합의를 내세워 법사위원장을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합의는 21대 전반기 국회에서 민주당이 법사위원장을 가져가는 대신, 후반기에는 국민의힘에 넘긴다는 내용이다. 당시 국민의힘 김기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가 합의문에 서명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검수완박법과 관련해 박병석 전 국회의장이 제시한 중재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가 당내 반발에 못 이겨 입장 번복을 했던 점을 들어 ‘먼저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을 펴 왔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본청을 배경으로 놓인 정지 팻말. 세계일보 자료사진

법사위를 둘러싼 양당 샅바 싸움은 국회 원구성의 선결 과제가 됐다. 국민의힘은 법사위원장을 주면 원구성 협상에 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국회의장단을 먼저 선출하자는 역제안을 했다가 최근에는 헌재 심판 취하 및 사개특위 수용 등을 법사위 ‘양보’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은 이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헌재 심판의 경우, 법무부 역시 청구한 상태여서 국민의힘만 취하한다고 없던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민주당은 원구성을 더는 늦출 수 없다며 의장단 선출을 위한 국회 본회의를 오는 4일 야당 단독으로 열겠다고 못 박았다. 민주당은 국회의장 및 부의장 후보로 5선의 김진표, 4선의 김영주 의원을 각각 선출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의회 독재”라며 반발하고 있어 야당의 본회의 강행 시 정국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