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연간 무역수지 적자 위기.."1997년 어게인?"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가 사상 최악의 성적을 거둔 가운데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정부가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원화가치 추락과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어지며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와 같은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이 한국 경제를 강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수입이 급증한 결과지만 무엇보다 수출이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문제다. 우리나라 전년동월대비 두자릿수 수출 증가율은 16개월만에 멈춰섰다. 수출증가율은 올해 들어서 1월(15.2%)에서 5월(21.3%)까지 이어지다 지난달 5.4%로 꺾였다. 이 흐름대로면 이달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하거나 한자릿수 플러스 성장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우리 수출의 25.3%를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이 흔들리고 있는 점 역시 불안 요소다. 28년 동안 흑자를 냈던 대중(對中) 무역수지도 지난달 12억14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면서 두 달 연속 내려 앉았다. 올 상반기에는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중국 봉쇄조치 영향과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 영향을 받았다. 중국 산업·기술이 한국을 맹추격하면서 내수 위주의 경제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는 것도 한국 경제에는 악재다.
이 추세라면 연간 기준으로도 무역적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설문 결과, 수출 대기업은 올 하반기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0.5%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국가 간 서비스와 상품 거래 등을 포괄한 경상수지의 경우 지난 4월 국내 기업의 배당금 지급으로 전년동월대비 2억6000만 달러 감소하면서 8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한은 측에서는 "일시적 요인에 의한 적자"라고 평가했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에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는 흐름이 이어지면 배당 요인을 제외하고도 적자를 면치 못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등에 나서면서 원화 가치는 속절없이 하락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원/달러 환율은 4거래일 만에 장중 다시 1300원을 넘어선 뒤 연고점을 경신한데 이어 지난 1일에는 1297.3원에 거래를 마쳤다.
원화가치 하락은 수입물가를 끌어올린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원/달러 환율 급등이 수출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에너지 수입 가격 등의 급등으로 연결돼 무역수지적자 폭을 키우고 있다. 또 엔화, 유로화 등이 모두 약세여서 수출기업의 환율특수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들의 대외경쟁력도 문제다. 경상수지 적자의 누적은 국가경제 펀더멘털에 대한 외국 투자자들의 우려를 낳고, 달러 강세(원화 가치 하락)에 환차손을 피하려는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게 된다. 실제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보다 61.18포인트(2.58%) 내린 2305.42에 장을 끝마쳤다.
전문가들은 무역적자 등에 더해 미국 발(發) 긴축 우려에 따른 환율 급등 등으로 실물경제가 2차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미 코로나19로 작년과 재작년 내구재 소비가 늘어난 만큼 수출은 둔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겹쳐 소비가 줄어들 수 있다"며 "수출둔화와 경기위기나 침체 리스크가 불거지면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오를 수밖에 없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1980년대 미국 등에서 정부는 재정을 푸는데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는 올리는 과정에서 대량실업 사태가 발생하는 위기가 발생한 것처럼 우리도 저성장과 고물가에 빠지기 전에 정부와 중앙은행, 노·사 등 경제 주체들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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