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사칭하며 10대 성추행한 30대..징역 2년6개월
현금 부족해 차에서 내리려하자 감금
미란다 원칙까지 고지
채팅 앱으로 알게 된 10대 청소년과 성매매를 하려다 뜻대로 되지 않자 경찰관을 사칭해 미란다 원칙까지 고지하면서 강제 추행한 30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3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부(신교식 부장판사)는 공무원자격사칭, 감금,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31)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간 취업 제한을 각각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11시께 원주의 한 도로에서 채팅 앱을 통해 알게 된 B양(14)과 성매매를 하기로 하고 B양을 자신의 차에 태웠다. 그러나 성매매에 필요한 현금이 부족한 것을 눈치챈 B양이 차에서 내리려 하자 공무원증을 제시하면서 '당신을 체포한다. 변호인을 선임할 권리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는 등 경찰관을 사칭해 20분간 차량에 감금했다.
당시 A씨는 군대를 전역한 뒤 반납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공무원증을 보여주면서 경찰관을 사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B양을 모텔로 데려간 A씨는 '머리가 너무 아파 쉬어도 되겠냐'는 B양의 몸을 만지는 등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을 사칭해 14세의 미성년자를 자신의 차량에 감금하고 강제 추행한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 범죄로 피해자가 느낀 공포감과 정신적인 고통이 적지 않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춘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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