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기업 10곳 중 9곳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상반기와 비슷하거나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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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9곳이 올해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일 공개한 '제조기업의 공급망 전망과 과제' 설문조사(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 대상)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0.7%가 올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에 대해 상반기와 비슷(48.0%)하거나 악화(42.7%)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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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조기업 10곳 중 9곳이 올해 하반기 공급망 여건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일 공개한 '제조기업의 공급망 전망과 과제' 설문조사(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 대상)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0.7%가 올 하반기 글로벌 공급망 여건에 대해 상반기와 비슷(48.0%)하거나 악화(42.7%)한다고 판단했다. 개선된다고 전망한 기업은 9.3%에 그쳤다.
최근 2년간 글로벌 공급망 문제로 피해를 본 기업들은 그 원인으로 '특정 지역 봉쇄 등으로 인한 팬데믹 리스크'(35.3%), '우크라이나 사태나 국제정세 불안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30.7%), '운송 지연이나 파업 등 물류·운송 리스크'(27.5%) 등을 지목했다.
공급망 환경이 가장 우려되는 지역으로는 '생산·수입' 측면에서 중국·대만(51.4%), 러시아·독립국가연합(CIS)(24%) 등을 꼽았다. '판매·수출' 부문에선 러시아·CIS(31.3%), 중국·대만(26.7)%, 미국(7.3%)순으로,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를 공급망 리스크로 봤다. 전경련과 함께 공급망 불안에 대해 분석한 문일경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유가 급등과 인플레이션, 각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하반기에도 공급망 혼돈은 지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올해 내 끝나더라도 파괴된 공급망이 회복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공급망 환경 부정적, 핵심 공급망 내재화 필요"
그러나 기업들은 자사의 현재 공급망 경쟁력에 대해 100점 만점에 평균 58점을 주며 공급망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응답 업체들은 구체적으로 ①유연성(팬데믹, 재해와 같은 돌발상황에 잘 대처함) ②분산성(특정 국가 또는 업체에 편중되지 않음) ③신속성(권역별 공급망 현지화로 신속하게 대응함) 등의 항목에 평균 56∼58점을 줬다.
또 디지털화(공급망의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통합이 잘 이뤄짐), ESG 대응성(탈탄소 공정 등 주요국·업체의 ESG 요구사항 강화에 잘 대응함)에는 모두 55점으로 평가했다.
기업들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재조정 대책에 대해서 '이미 구체적 대책을 마련했다'고 답한 기업은 6.0%에 머물렀고, '검토 중'인 기업은 대다수인 44.0%였다.
공급망 개선을 위한 내부 대책으로는 '복수의 기업으로부터 재료·부품을 조달해 대체 공급망 구축'(38.3%), '동일 제품을 타 거점에서도 생산'(22.1%), '재료·부품·제품 재고 확대'(12.1%), '스마트 제조 및 생산 자동화율 확대'(11.1%) 등의 의견을 냈다.
기업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는 '수급처 다변화를 위한 거래처 정보제공 및 지원'(32.3%), '글로벌 공급망 모니터링 및 위기 경보 시스템 강화'(22.0%)', '공급망 리스크 민감 품목 관리·지원체계 고도화'(17.3%) 등을 요구했다. 문일경 교수는 "주요국의 전략 자원에 대한 무기화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어, 정부의 범부처적이고 통일된 공급망 컨트롤타워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했고, 김윤상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장은 "배터리용 소재와 자원민족주의의 중심에 있는 타이타늄, 규소, 니켈 등 희유금속의 공급망 내재화는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전경련이 지난달 22∼27일 시장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상위 1,000대 제조기업 15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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