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탔지만 배워야할 기술 많아..'여성 어름사니' 알리고 싶어"
이지훈 기자 2022. 7. 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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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공중회전까지 하는 줄타기는 남사당 기예(技藝)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공중에서 부리는 재주가 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다고 해서 붙인 '어름'에 인간과 신의 중간을 뜻하는 '사니'를 더한 말인 '어름사니'는 줄타기꾼을 일컫는 남사당 용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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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여성 어름사니' 서주향
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공중회전까지 하는 줄타기는 남사당 기예(技藝)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공중에서 부리는 재주가 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다고 해서 붙인 ‘어름’에 인간과 신의 중간을 뜻하는 ‘사니’를 더한 말인 ‘어름사니’는 줄타기꾼을 일컫는 남사당 용어다.
서주향(30)은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유일한 ‘여성 어름사니’다. 경기 안성시립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단원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전수장학생인 그를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만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왼쪽 엉덩이로만 줄을 탔는데 최근 무형문화재 전수장학생이 된 후부터 김대균(국가무형문화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선생님께 오른쪽 엉덩이로 줄 타는 법도 배우고 있다”며 “20년 넘게 줄을 탔지만 배워야 하는 기술이 아직 한참 남은 어름사니”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6일부터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2022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에서 서주향은 동두천이담농악보존회와 함께 그간 연마한 여러 줄타기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선 난도가 가장 높은 줄타기 기술인 ‘양발 끝으로 코차기’도 볼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2005년)의 마지막 장면에서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이 보여준 그 기술이다.
“20년 넘게 줄을 탔지만 할 수 있는 기술은 15개 정도예요. 대대로 내려오는 줄타기 기술은 40개가 넘죠. 줄 위에서 백덤블링(뒤로 하는 공중회전)도 하고 싶어서 최근엔 아크로바틱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직 못 해본 기술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그는 이웃 할아버지의 권유로 줄타기를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안성 남사당 보존회에 일을 열심히 하던 이로, 체구가 작은 서주향에게 줄타기를 한번 해보라고 했고 서주향은 공연장에 나갔다가 풍물단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평범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풍물단 어름사니였던 그에겐 휴일도 명절도 없었다. 오전에 시작한 연습은 매번 자정까지 이어졌다. 새벽 1시를 넘길 때도 많았다.
“학교 끝나면 곧장 연습실로 향했어요. 한때는 방과 후에 친구들과 같이 떡볶이 먹으러 가는 게 소원이었죠.(웃음)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하지만 줄타기를 하면서 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조금이나마 돈을 벌어서 보탬이 될 수 있었고 해외 공연도 많이 나갔죠. 줄타기를 생각하면 ‘애증’이란 단어가 떠오르네요.”
남(男)사당패는 원래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연희집단이다. 그는 조선 후기 최초의 여성 꼭두쇠(남사당패의 우두머리)로 활약했던 ‘바우덕이’의 이름을 딴 풍물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남사당처럼 바지를 입고 패랭이를 쓴 채 줄을 탄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프라우드먼’ 같은 여성 댄서들을 보면서 ‘여성 어름사니’라는 걸 드러내고 싶어졌어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선보이는 춤 동작들이 너무 아름답고 멋지더라고요. 언젠가는 패랭이 안에 감춘 긴 머리는 풀고 비키니 같은 의상을 입은 채 줄을 타는 어름사니로 사는 게 꿈입니다.”
9일, 국립국악원 연희마당, 전석 무료.
허공에 매달린 팽팽한 외줄 위에서 잰걸음으로 걷고 달리고 공중회전까지 하는 줄타기는 남사당 기예(技藝) 중에서 으뜸으로 친다. 공중에서 부리는 재주가 얼음판을 걷듯 아슬아슬하다고 해서 붙인 ‘어름’에 인간과 신의 중간을 뜻하는 ‘사니’를 더한 말인 ‘어름사니’는 줄타기꾼을 일컫는 남사당 용어다.
서주향(30)은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유일한 ‘여성 어름사니’다. 경기 안성시립 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 단원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8호 줄타기 전수장학생인 그를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만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왼쪽 엉덩이로만 줄을 탔는데 최근 무형문화재 전수장학생이 된 후부터 김대균(국가무형문화제58호 줄타기 예능보유자) 선생님께 오른쪽 엉덩이로 줄 타는 법도 배우고 있다”며 “20년 넘게 줄을 탔지만 배워야 하는 기술이 아직 한참 남은 어름사니”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6일부터 국립국악원에서 열리는 ‘2022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에서 서주향은 동두천이담농악보존회와 함께 그간 연마한 여러 줄타기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선 난도가 가장 높은 줄타기 기술인 ‘양발 끝으로 코차기’도 볼 수 있다. 영화 ‘왕의 남자’(2005년)의 마지막 장면에서 장생(감우성)과 공길(이준기)이 보여준 그 기술이다.
“20년 넘게 줄을 탔지만 할 수 있는 기술은 15개 정도예요. 대대로 내려오는 줄타기 기술은 40개가 넘죠. 줄 위에서 백덤블링(뒤로 하는 공중회전)도 하고 싶어서 최근엔 아크로바틱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아직 못 해본 기술이 많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그는 이웃 할아버지의 권유로 줄타기를 시작했다. 할아버지는 안성 남사당 보존회에 일을 열심히 하던 이로, 체구가 작은 서주향에게 줄타기를 한번 해보라고 했고 서주향은 공연장에 나갔다가 풍물단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평범하지 않은 학창시절을 보냈다. 어려서부터 풍물단 어름사니였던 그에겐 휴일도 명절도 없었다. 오전에 시작한 연습은 매번 자정까지 이어졌다. 새벽 1시를 넘길 때도 많았다.
“학교 끝나면 곧장 연습실로 향했어요. 한때는 방과 후에 친구들과 같이 떡볶이 먹으러 가는 게 소원이었죠.(웃음) 평범한 삶을 살았다면 어땠을까 가끔 생각하지만 줄타기를 하면서 귀한 경험을 많이 했어요. 가정형편이 어려웠는데 조금이나마 돈을 벌어서 보탬이 될 수 있었고 해외 공연도 많이 나갔죠. 줄타기를 생각하면 ‘애증’이란 단어가 떠오르네요.”
남(男)사당패는 원래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연희집단이다. 그는 조선 후기 최초의 여성 꼭두쇠(남사당패의 우두머리)로 활약했던 ‘바우덕이’의 이름을 딴 풍물단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다른 남사당처럼 바지를 입고 패랭이를 쓴 채 줄을 탄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프라우드먼’ 같은 여성 댄서들을 보면서 ‘여성 어름사니’라는 걸 드러내고 싶어졌어요. 화려한 의상을 입고 선보이는 춤 동작들이 너무 아름답고 멋지더라고요. 언젠가는 패랭이 안에 감춘 긴 머리는 풀고 비키니 같은 의상을 입은 채 줄을 타는 어름사니로 사는 게 꿈입니다.”
9일, 국립국악원 연희마당, 전석 무료.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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