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못 달리는 자율주행로봇"..기업규제 해소 건의
기사내용 요약
대한상의,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 과제 조사해 정부에 건의
6대 분야 100개 과제…신산업·현장애로·환경·입지·보건의료·경영일반
[서울=뉴시스] 박정규 기자 = 국내에서는 각종 규제로 인해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는 자율주행로봇을 비롯해 드론, 친환경기술, 수소경제 등 기업들이 요구하는 규제혁신과제 100건에 대한 규제 해소를 대한상공회의소가 정부에 건의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일 '기업이 바라는 규제혁신과제'를 정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건의서에는 그동안 민간 규제샌드박스 지원센터와 대한상의의 소통플랫폼을 통해 발굴한 규제혁신과제를 비롯해 회원기업과 72개 지방상의를 통해 접수한 과제들이 포함됐다.
이번 건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경제 규제혁신 태스크포스(TF)'의 핵심분야를 고려해 ▲신산업 ▲현장애로 ▲환경 ▲입지 ▲보건·의료 ▲경영일반 등 6대 분야에 대해 100개 과제를 선정했다.
먼저 법제도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산업 분야의 규제혁신을 주문했다. 건의서에는 인공지능(AI)·로봇, 드론, 친환경신기술, 수소경제, 공유경제, 모빌리티 등 신산업·신기술 관련 규제혁신 과제 26건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자율주행로봇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서 활성화돼 세계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조원을 돌파했지만 국내에서는 자유롭게 달릴 수 없다. 1960년대에 제정된 도로교통법상 '차마'로 분류돼 보도·횡단보도에 진입할 수 없고 공원녹지법상 공원출입도 제한되며 개인정보보호법상 AI학습, 충돌방지를 위한 로봇 카메라 영상촬영 등도 제한되기 때문이다.
전파를 활용한 전기차 무선충전기술도 전파법, 전기생활용품안전법, 자동차관리법상 관련기준이 없어 상용화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들 두 가지 기술 모두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시범사업으로만 운영되고 있다.
기업들이 혁신산업에 뛰어들지 못해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서비스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규제루프홀(Loophole·규제사각)'을 메워야 한다는 게 대한상의의 주장이다.
또 투자계획이 있어도 각종 규제, 제도 미비, 인허가 지연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과제 12건의 해결을 건의했다.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 가연성 고압가스 저장시설, 유증기 액화기술 등에 대한 투자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공장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는 기술인 이산화탄소 포집·활용 기술(CCU) 사업화의 경우 포집된 이산화탄소와 산업부산물과의 화학반응을 통해 시멘트 원료를 생성하는 등의 기술이 개발돼있다.
그러나 기존 산업분류 체계에 따라 폐기물재활용업으로 분류돼 인허가 취득 및 사업화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해당기술에 활용되는 재료인 산업부산물 일부는 현행법상 재활용 자체가 불가능해 예외적용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기후·환경변화에 대응해 도입됐지만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거나 친환경 기술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환경관련 규제혁신 과제 10건도 건의서에 포함됐다. 연구개발물질 등록 간소화 등을 통해 기업부담 규제를 완화하고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제품 규격 마련 등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산업단지 입주 등 입지 관련규제에 대해서는 신산업 분야 투자 활성화를 위해 산업단지 입주요건 등을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 등 11건에 대한 개선 요청이 담겼다.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국내에서는 원칙적으로 금지돼있는 비대면 진료를 비롯해 약 배달, 의료데이터 활용 등 이해관계자 간 갈등이 첨예한 규제 5건을 개선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밖에 세제, 고용노동, 공정거래, 산업안전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있는 규제혁신과제 36건도 해소해줄 것을 요청했다.
대한상의는 건의 배경에 대해 "규제는 기업들에게 '없으면 좋은' 정도가 아닌 '당장 목을 옥죄고 있는 올가미'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며 "규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기업의 절박한 상황을 정부에 전달하고 기업들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는 규제혁신을 추진해달라는 의미"라고 밝혔다.
특히 "국회의 협력이 필요한 법 제·개정 사항과 달리 시행령·시행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으로 개선 가능한 과제는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며 즉시 개선 가능한 과제를 별도로 구분해 규제혁신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에 제한돼있는 국가전략기술을 D·N·A(데이터·네트워크·AI) 등으로 확대하고 세제 지원을 강화해 관련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또 '자동차 무선 업데이트(OTA)',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상쇄배출권 확대'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제품 규격 현실화' 등을 즉시 개선이 가능한 과제로 선정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전국 72개 상공회의소에 지역기업의 현장애로를 상시적으로 발굴·건의할 수 있는 '규제혁신 핫라인'을 개설·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강석구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단기적으로는 기업별 건의와 규제혁신과제 해결을 중심으로 접근하되 장기적으로는 개별 규제를 하나하나 고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불합리하거나 작동하지 않는 다수의 규제법을 찾아내 과감히 폐지하고 통폐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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