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택 "국힘 추진안, TBS 없애려는 발상이자 현대판 분서갱유"

최성진 입력 2022. 7. 3. 12:00 수정 2022. 7. 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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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과반을 확보한 국민의힘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티비에스> (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의 근거를 없애려고 나섰다.

그는 이어 "티비에스 라디오가 채널 점유율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지금도 수많은 서울시민이 티비에스 라디오와 티브이 프로그램을 듣고 보는데, 시민과 이용자, 티비에스 구성원에 대한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나 공청회도 없이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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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TBS 출연금 끊으려 들자
이강택 TBS 대표이사 반대 목소리
"사실상 채널 폐지하겠다는 발상"
노조도 "구성원과 논의 없이 안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있는 <티비에스>(TBS) 사옥. 티비에스 제공

6·1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과반을 확보한 국민의힘이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티비에스>(TBS)에 대한 서울시 지원의 근거를 없애려고 나섰다. 이에 대해 이강택 티비에스 대표이사는 “사실상 티비에스라는 채널 자체를 없애겠다는 반문명적 발상이자 현대판 분서갱유”라고 반발했다. 티비에스 양대 노동조합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29일 오후 당선인 총회를 열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티비에스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티비에스 운영 조례) 폐지 조례안을 발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금껏 서울시는 기존 티비에스 운영 조례를 근거로 출연기관인 티비에스에 해마다 300억원 남짓 출연금을 지원해왔다. 기존 조례를 없애면 서울시가 독립 미디어재단인 티비에스에 출연금을 낼 이유도 사라진다. 다만 국민의힘 쪽에서는 조례 폐지안 시행에 앞서 1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올해 서울시가 티비에스에 낸 출연금은 320억원으로, 지난해(375억원)에 견줘 55억원 깎이긴 했으나 여전히 티비에스 전체 예산의 70%에 육박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추진하는 티비에스 운영 조례 폐지안이 최종적으로 시의회를 통과하면, 다른 방송사업자와 달리 상업광고를 할 수 없는 티비에스로서는 당장 존폐의 위기를 겪게 된다.

국민의힘이 전체 112석 중 76석을 차지해 과반을 확보한 11대 서울시의회는 1일 임기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이 임기 시작 즉시 이런 움직임에 나선 건 자신들이 이전부터 줄기차게 폐지를 주장해온 티비에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도 지난 2월부터 티비에스에 대한 종합감사를 진행해 계약서 없이 방송인 김어준에게 출연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티비에스와 이 대표이사에 각각 기관 경고, 기관장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국민의힘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티비에스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이사는 3일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이는 특정 프로그램(<김어준의 뉴스공장>) 하나의 문제로 채널을 (사실상) 폐지하겠다는 발상으로, 현대판 분서갱유와 다를 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티비에스 라디오가 채널 점유율 2위를 기록할 정도로 지금도 수많은 서울시민이 티비에스 라디오와 티브이 프로그램을 듣고 보는데, 시민과 이용자, 티비에스 구성원에 대한 어떠한 의견 수렴 절차나 공청회도 없이 (국민의힘이) 다수 의석을 차지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도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이정환 티비에스 노동조합(1노조) 위원장은 “티비에스가 서울시 출연금을 받아 운영할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내부 구성원과 아무런 논의도 없이 이런 조례안을 발의하겠다고 나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조정훈 전국언론노조 티비에스지부장도 “이는 ‘티비에스를 교육방송으로 개편한다’는 기존 (오세훈 서울시장의)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것으로, 내부 구성원들이 크게 혼란스러워 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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