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분쟁취재 기자 숨지게 한 총알 미 법의학자들에게 전달

박은하 기자 2022. 7. 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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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지난 5월 희생
이·팔, 상대방 소행이라며 책임 공방
바이든 서안 방문 앞두고 총알 넘겨
시린 아부 아클레/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정부가 요르단강 서안 난민 수용소를 취재하다 숨진 알자지라 소속 미국인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사망의 책임을 밝히기 위해 그의 사망 원인이 된 총알을 미국 법의학 전문가들에게 전달했다.

아크람 알카티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법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총알을 미국 전문가들에게 넘겨 조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알카티브 장관은 “우리는 우리의 조사 결과를 신뢰한다”면서도 “기술적 문제 때문에 미 법의학자들에게 총알을 넘겼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 확인에 도움이 되는 국제기구의 진상조사 참여는 환영하지만 이스라엘에 총알을 인도하는 것은 여전히 거부한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계 미국인 아부 아클레(사망 당시 51세)는 25년 동안 지역 분쟁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지난 5월11일 팔레스타인 서안 북부 도시 제닌의 난민캠프 근처에서 이스라엘군의 테러범 수색 작전을 취재하던 중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지 인권단체, 알자지라는 아부 아클레가 이스라엘군의 의도적 총격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3D 모델 분석 결과 총알은 이스라엘군이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5.56mm 구경이라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아부 아클레는 취재 사실을 사전에 이스라엘에 알렸으며 사망 당시 먼 거리에서도 식별 가능한 ‘프레스’ 로고가 찍힌 녹색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군이 자사 기자를 살해하는 전쟁범죄를 저질렀다며 지난 5월 말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다.

이스라엘군은 아부 아클레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총에 맞고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총알을 분석하지 않으면 어느 쪽에서 그를 죽였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정부는 이스라엘 정부를 믿지 못하겠다며 이스라엘과의 공동조사 및 총알 인도는 거부해 왔다. AP통신과 뉴욕타임스는 팔레스타인 당국 설명의 신빙성에 더 무게를 실으면서도 아직 결정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정부가 미 법의학자들에게 총알 조사를 맡긴 조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이스라엘 서안지구 방문을 약 일주일 앞두고 나왔다. AP통신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대통령과 앤서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간의 통화에서 아부 아클레의 사망 문제가 제기됐으며 양측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방문 전 이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팔레스타인 정부 관계자를 익명 인용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동순방 첫 일정으로 오는 13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이스라엘군의 팔레스타인 지역 작전 중 알자지라 기자 총격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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