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지우고 계좌 쳐다도 안봐요"..비자발적 장기투자로 전락한 동학개미

2022. 7. 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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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증시 거래대금 2년4개월만에 최저
반년새 투자자예탁금 10조원·신용잔고 5조원 감소
[온라인커뮤니티]

[헤럴드경제] 거침 없던 동학개미들의 투자 행태가 바뀌고 있다. 증시 급락에 손실이 커지자 사실상 계좌를 방치하고 거래를 중단하는 이른바 비자발적 장기투자자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다. 이에 연초 이후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에 코스피가 급락장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2년 4개월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의 평균)은 4조3009억원이었다.

이는 월간 기준으로 2020년 2월 일평균 거래대금 3조7020억원 이후 가장 적다. 작년 6월(11조4018억원)과 비교해도 일 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개인의 주식 거래대금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에 힘입어 급증했다.

코스피가 사상 최초로 3,000을 돌파한 작년 1월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299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9조∼12조원대를 오가던 거래대금은 하반기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선 5월까지만 해도 월별로 5조∼6조원대에서 등락했으나 6월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급등과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여파에 연일 연저점으로 추락하자 4조원대로 내려가는 등 개인의 투자 심리는 급격하게 위축됐다.

코스피는 작년 말 2,977.65에서 지난달 30일 2,332.64로 올해 상반기 21.66% 하락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1990년(-22.31%) 이후 3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올해 코스피 상반기 성적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지수 중 끝에서 2번째다.

G20 가운데 대표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22.13%)뿐이다. 미국(-20.58%), EU(-19.62%), 독일(-19.52%), 프랑스(-17.20%) 등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 투자 심리도 급격하게 얼어붙었다.

지난달 개인의 코스닥시장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533억원으로, 이 역시 2020년 2월(5조5885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월별 코스닥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작년 하반기만 해도 9조원대 이상을 유지했으나 올해 들어서는 줄곧 6조∼7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투자심리 위축 양상은 증시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과 빚을 내 주식을 사는 '빚투' 잔고인 신용거래융자 잔고에서도 감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57조3649억원 수준으로, 작년 말(67조5307억원) 대비 10조원가량 줄어들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작년 말 23조886억원에서 지난달 말 17조8683억원으로 반년 만에 5조원 넘게 감소했다.

신용잔고는 개인이 신용거래를 통해 주식에 투자한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이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경우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잔고가 줄어든다.

또 주가 하락으로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돼 잔고가 감소한다.

지난달 증시가 급락하자 5월 말 21조5646억원에서 한 달 만에 4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증권사들은 경기 침체 우려 지속과 기업 이익 하향 조정 등으로 코스피가 이달에도 변동성을 키워 당분간 추세 반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요 증권사의 이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신한금융투자 2,200∼2,500, KB증권 2,230∼2,450, 한국투자증권 2,250∼2,500, 교보증권 2,350∼2,650 등이다.

코스피는 지난 1일 장중 2,291.49까지 내려가며 2020년 11월 2일 이후 1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2,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은 여전히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라는 두 가지 불확실한 변수에 노출돼 있다"며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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