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도 이별도 쉽지 않은 '외인시장'..그들이 '불편한 동행'을 하는 이유

안승호 기자 2022. 7. 3.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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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아리엘 미란다. 정지윤 선임기자



SSG 이반 노바. 연합뉴스


프로야구 KT는 지난 5월말 외국인선수 2명을 차례로 바꿨다. 그러나 새 외국인투수 웨스 벤자민과 새 외국인타자 앤서니 알포드와 계약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 외국인투수 가운데 부상을 안고 있던 윌리엄 쿠에바스와 역시 부상이 있던 외국인타자 헨리 라모스에 대한 퇴출 결정을 미뤘다. 새 외국인선수 영입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장담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KIA가 지난달 말 새 외국인투수 토마스 파노니 영입을 발표할 때도 다르지 않았다. 션 놀린과 로니 윌리엄스 등 기존 외국인투수 가운데 누구 교체대상일지 불투명한 상태였다.

올해 역시 부상 또 부진으로 이미 퇴출됐거나 퇴출이 유력한 외국인선수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과의 이별은 예년보다 쉽지 않은 분위기다. 마땅한 새 외국인선수와 만남이 올해는 유난히 더 어렵기 때문이다.

한 구단의 단장은 “사실, 올해 외국인선수 시장은 4월보다는 5월, 5월보다는 6월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매시즌 패턴이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현재 미국 시장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국내구단이 공통적으로 상위리스트에 올려놓은 선수는 투수와 타자 가릴 것이 없이 대부분 미국 내에서 잔류하고 있다.기존 선수들과 ‘불편한 동행’은 그래서 지속되고 있다. 사실상 ‘회생’이 쉽지 않아 보이는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지난 1일 2군 한화전에 등판한 것도, 구단 입장에서의 일말의 반전 희망이 담긴 움직임이었다. 미란다는 올해 1군 3경기에 등판해 7.2이닝을 던지며 2안타만을 맞았지만, 볼넷 18개나 내줬다. 본연의 밸런스로 피칭하지 못하고 있다. 2군 경기에서도 1이닝 4안타 5볼넷으로 무너지며 답답함만을 더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미란다에 대한 미련은 버린 것으로 것으로 보인다. 두산 역시 대체 카드 영입을 이미 준비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종 결정까지는 선제적인 움직임이 어려워보인다. ‘만약’이라는 단서가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SSG 역시 새 외국인선수 영입을 위해 이미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기존 외국인투수로 기대값과는 거리를 보인 이반 노바와 여전히 함께 하고 있다. 노바는 지난달 15일 수원 KT전 이후 실전 등판을 하지 않고 있다. 함께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 외국인타자 케빈 크론은 1군에서 출전 중이다.

SSG 역시 외국인선수 교체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상위 리스트에 있는 선수와 계약이 성사단계까지 이르기 어려운 분위기다. 그렇다고 섣부른 교체로 기존 외국인선수와 대동소이한 수준이거나 그보다 못한 상황이 된다면 최악의 국면에 이를 수 있다. 각 구단의 고민이 커지는 지점이다.

외국인선수 교체를 검토하는 구단이라면 어떤 곳이라도 후반기 출발점을 대략적인 마지노선으로 여긴다. 함께 하지도, 이별하지도 못하는 기존 외국인선수와 인연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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