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32년 숙성한 프랑스 와인' 코르네, 최강자 꺾고 기쁨의 축배

조영준 기자 2022. 7. 3.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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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년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미소짓는 알리제 코르네

- 32세 노장 코르네, 시비옹테크 연승 행진 '37'에서 차단

- 16년간 4개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본선 62회 연속 출전한 개근상 수상자 코르네, '우등생' 시비옹테크 제압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저는 좋은 와인과 같습니다. 프랑스에서 좋은 포도주는 항상 잘 숙성하죠. 이런 일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여전히 비현실적이고 저는 제 경력 중 최고의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현실의 승부 세계에서 여러모로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이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부지기수다. 그러나 꾸준하게 노력하는 이가 '비범한 천재'를 이기는 일도 종종 생긴다.

현재 한창 진행 중인 윔블던에서 가장 주목 받은 이들 가운데 한 명은 이가 시비옹테크(21, 폴란드, 세계 랭킹 1위)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는 무려 35연승 행진을 달렸다. 여자 단식 1회전에서 그는 2000년 이후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최다 연승인 36연승에 성공했다. 35연승을 거둔 비너스 윌리엄스(41, 미국)를 뛰어넘는 순간이었다.

2회전에서도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며 연승을 37연승으로 늘렸다. WTA에서 37연승을 거둔 이는 1997년 마르티나 힝기스(41, 스위스) 이후 시비옹테크가 처음이다. 그는 '테니스의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새로운 테니스의 여제로 등극했다.

▲ 2022년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는 이가 시비옹테크

도저히 멈추지 않을 것 같았던 시비옹테크의 질주에 제동이 걸렸다. 21살의 젊은 테니스 여제의 발목을 잡은 이는 32살의 알리제 코르네(프랑스, 세계 랭킹 37위)다.

시비옹테크가 '우등상'을 받는 특출난 학생이었다면 코르네는 '개근상'을 받는 평범한 모범생이었다. 그는 2007년 호주 오픈 본선 출전을 시작으로 16년간 62회 연속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코르네는 WTA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 대회 개근 최장 기록 보유자다. 테니스 역사를 통틀어서도 세 번째에 해당한다.

16년 동안 그가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본선에 출전하지 않은 대회는 2020년 윔블던이다. 이해 윔블던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됐다. 이 대회가 취소된 것은 1945년 2차 세계대전 이후 75년 만이었다.

▲ 이가 시비옹테크와 맞붙은 2022년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알리제 코르네

코르네가 그랜드슬램 대회 단식 본선에 처음 출전한 해는 2005년이다. 이해 프랑스 오픈에서 메이저 단식 본선 데뷔전을 치른 그는 이듬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 출전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4개 그랜드슬램 대회에 59회 연속 출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코르네가 8강에 진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는 올해 호주 오픈에서 생애 처음으로 8강 무대를 밟았다. 무려 63번째 그랜드슬램 본선 도전 만에 거둔 성과였다.

16년간 꾸준하게 메이저 대회 본선에서 뛰었던 그가 크게 주목을 받은 적은 없었다. 어느덧 32살의 노장이 된 코르네는 오랜 시간을 거쳐 숙성된 '프랑스 와인'처럼 진가를 발휘했다.

그는 올해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지만 프랑스 오픈에서는 3회전에서 떨어졌다. 윔블던에서는 16강으로 향하는 언덕에서 현 최강자인 시비옹테크를 만났다.

코르네의 승리를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3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코르네는 1세트부터 시비옹테크를 몰아붙였다. 코르네가 승부처인 1세트를 6-4로 따내자 시비옹테크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코르네의 노련한 경기 운영에 시비옹테크는 33개의 실책을 범하며 자멸했다.

▲ 2022년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에서 이가 시비옹테크를 꺾고 16강에 진출한 알리제 코르네

결국 2세트를 6-2로 따낸 코르네는 시비옹테크의 연승 행진을 '37'에서 봉쇄했다.

경기를 마친 코르네는 "지금은 할 말이 없다"며 웃은 뒤 "정확하게 8년 전 이곳에서 세레나(윌리엄스)를 이겼던 순간이 기억난다. 이 코트는 나에게 행운의 부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는 이가(시비옹테크)의 팬이다. 그녀는 정말 재능있고 뛰어난 선수이며 여자 테니스의 훌륭한 홍보대사다. 이러한 시비옹테크를 이겨서 영광이다"라며 상대를 격려했다.

그는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끝까지 지켰다고 밝힌 뒤 "이런 경기를 위해 나는 살아 숨 쉬고, 연습한다. 만약 그녀(시비옹테크)를 이길 수 있는 순간이 온다면 잔디 코트에서다"라고 말했다.

코르네는 올해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했지만 올해 말 은퇴 가능성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윔블던은 코르네에게 총 65번째 그랜드슬램 대회이고 62회 연속 출전하는 무대다.

'꾸준함의 진정성'을 증명한 코르네는 "나는 좋은 와인과 같다. 프랑스에서 좋은 포도주는 항상 잘 숙성한다. 그런데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고 밝혔다.

▲ 2022년 윔블던 여자 단식 3회전 경기를 마친 뒤 서로를 격려하는 알리제 코르네(오른쪽)와 이가 시비옹테크

그는 "나는 내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신체적인 것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매우 즐겁다. 여전히 의욕이 넘치고 내 안에는 뜨겁게 불이 타오르고 있다"며 여전히 식지 않은 열정을 드러냈다.

톱 시드인 시비옹테크를 이긴 코르네는 아일라 톰랴노비치(29, 호주, 세계 랭킹 44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한편 TV채널 SPOTV와 SPOTV ON 스포츠 OTT 서비스 SPOTV NOW는 이번 윔블던 주요 경기를 위성 생중계한다. 또한 이번 윔블던은 SPOTV ASIA(스포티비 아시아)에서도 생중계한다. 스포티비 아시아는 동남아 지역 13개국에 송출되는 채널로 모터사이클 레이싱 대회인 모토지피(GP), WTT(World Table Tennis) 탁구 대회, BWF(세계배드민턴연맹) 배드민턴 대회 국제스포츠클라이밍(IFSC) 스포츠클라이밍 월드컵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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