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펀드도 '손실의 늪'..국내외 주식·채권 마이너스

홍유담 2022. 7. 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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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요 지수 일제히 하락.. ETF도 10개 중 8개 손실
자금 유입은 늘어.."수요 위축으로 인내의 시기 될 것"
투자 손실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홍유담 기자 =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긴축과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국내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모두 약세를 보이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위험자산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방이 '마이너스 밭'…ETF도 10개 중 8개가 손실

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설정액이 1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3.74%를 기록했다.

지수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국내 인덱스 주식 펀드는 -25.05%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펀드 운용자가 재량을 발휘해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액티브 주식 펀드의 수익률은 -20.78%로, 인덱스 주식 펀드보다는 사정이 나았으나 역시 큰 폭의 손실을 냈다.

국내 채권형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 역시 상반기 수익률이 평균 -2.43%를 기록해 손실을 안겼다.

코스피는 지난달 30일 2,332.64를 기록해 올해 상반기에만 21.66% 하락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175.80bp(1bp=0.01%포인트) 폭등해 연 3.550%까지 오르는 등 채권 시장도 약세였다.

해외 상품들 역시 글로벌 주가 하락에 따라 손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같은 기간 설정액 10억원 이상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6.92%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도 북미(-21.94%), 유럽(-15.11%), 일본(-8.44%), 중국(-7.77%) 등 대부분이 '마이너스 밭'이었다. 러시아는 -60.93%로, 반 토막도 건지지 못했다.

해외 채권형 펀드도 평균 수익률 -8.85%로 약세를 보이긴 마찬가지였다.

지역별로는 신흥국 채권 펀드가 -17.29%로 손실 폭이 가장 컸고, 아시아태평양지역 펀드(-4.90%), 북미채권 펀드(-1.78%)도 수익을 내지 못했다.

연초부터 미국발 긴축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얼어붙은 데 더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일부 지역의 지정학적 위기를 넘어 전 세계의 경제 변수로 진화한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각 국가의 대표지수 등락률을 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20.58%), 범유럽 지수인 유로스톡스 50지수(-19.62%), 중국 상하이종합지수(-6.63%), 일본 닛케이225(-8.33%)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상장지수펀드(ETF) 상품으로만 범위를 좁혀도 연초 이후 수익률 집계가 가능한 531개 상품 중 449개(84.55%)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거래 정지 상태인 '한국투자KINDEX러시아MSCI'(-98.39%)를 제외하면, 수익률이 가장 낮은 ETF 상품은 '미래에셋TIGERKRXBBIGK-뉴딜레버리지'(-61.39%)이었다.

이 상품은 국내 2차전지, 바이오, 인터넷, 게임 등 4개 산업의 대표 12개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글로벌 긴축으로 성장주가 큰 타격을 입은 데 따라 폭락한 것으로 보인다.

하락장 [연합뉴스TV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저점 노린 자금 유입 꾸준…"경기침체로 위험자산 비우호적"

부진한 수익률에도 국내외 펀드에 대한 자금 수혈은 꾸준히 이뤄지는 추세다.

이달 1일 기준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46조1천48억원으로, 연초 이후 3조5천673억원(재투자분 포함) 늘었다.

국내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은 30조8천307억원으로, 같은 기간 7천201억원 증가했다.

해외주식형도 5조3천830억원 늘어난 35조7천604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해외채권형은 6천979억원 줄어든 4조3천337억원이었다.

권역별로 보면 북미 주식형 펀드에 3조420억원이, 북미 채권형 펀드에 1천31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외 증시가 다 함께 휘청거리는 상황에서도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투자처로 미국 증시를 꼽는 것은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중국 주식형 펀드 설정액도 2차전지, 전기차 등 성장주에 대한 기대감으로 1조4천586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ETF 설정액은 6조7천299억원 늘어난 68조6천195억원이었다.

국내외 주가가 하락을 거듭할 때마다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감이 꾸준히 제기되면서 차익 실현을 겨냥한 자금이 펀드 시장에 흘러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 등에 투자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면서도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K증권 자산전략팀은 "통제되지 않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거칠고 강한 정책금리 인상이 예고된다"며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요 위축이 수반돼 인내의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특히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하반기 대러 제재에 따른 에너지 불안이 더 커져 글로벌 증시 대비 주가 상승 요인이 부족할 것"이라며 "중국은 3분기에도 경기부양 기조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 매력도가 높다"고 봤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면서 역설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살아나고 있지만, 이런 경로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글로벌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한 단계 내린 중립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3∼6개월간 주식의 지역별 상대 선호는 미국, 중국은 비중 중립, 유로존과 한국은 축소를 제시한다"며 "채권에 대한 투자 의견은 두 단계 상향한 확대로 제시하지만, 기술적으로는 점진적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고 덧붙였다.

yd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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