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찾은' 황의조 앞에서 답답한 공격, 성남은 옛날이 그립다[성남에서]
[성남=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한때 성남FC의 최전방을 이끌었던 국가대표 공격수 황의조(30)가 친정팀을 응원하기 위해 탄천종합운동장을 찾았다. 현재의 득점력을 생각한다면 황의조와 함께했던 지난날이 사무치게 그리울 성남이다.
김남일 감독이 이끄는 성남은 2일 오후 8시 경기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2 19라운드 강원FC와의 홈경기에서 0-2로 패했다. 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터진 강원 수비수 김영빈의 헤더골과 후반 43분 강원 윙백 정승용의 쐐기골에 무너진 성남이었다.
성남은 이 패배로 승점 12점(19경기 2승 6무 11패)인 최하위에 머물렀다. 함께 하위권에 처졌던 강원(19경기 5승 6무 8패·승점 21점)과의 승점 차마저 9점까지 벌어지면서 꼴찌 탈출의 꿈이 좀 더 멀어진 성남이다. 고대했던 리그 첫 홈 승리도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이날 성남의 전방 자원들은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물론 전반전의 수비적인 형태에서는 공격이 쉽지 않았지만 후반전 공세를 펼칠 때도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후반 3분 성남 왼쪽 수비수 최지묵이 강원 페널티박스 앞 왼쪽에서 박스 안으로 왼발 패스를 넣은 것이 침투하던 팔라시오스에게 연결됐다. 팔라시오스는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을 가져갔지만 강원 골키퍼 유상훈이 이를 얼굴로 막아냈다. 튕겨 나온 공을 구본철이 연달아 오른발 슈팅으로 가져갔지만 이마저도 모두 유상훈에게 막히면서 성남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성남의 공격은 이후에도 계속 어긋났다. 후반 33분 팔라시오스의 왼발 크로스를 구본철이 박스 안으로 달려들며 오른발 발리슈팅을 가져갔지만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후반 36분 성남의 오른쪽 코너킥 공격에서는 밀로스가 헤더로 돌려낸 것을 심동운이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득점이 되지 못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강원 박스 앞에서 박수일이 때린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도 유상훈 골키퍼에게 막히고 말았다. 여기에 선발로 나선 공격수 이종호와 분위기 반전을 위해 투입시킨 뮬리치는 이날 슈팅없이 물러났다.
성남은 전반전 수비 일변도에도 불구하고 후반전 파상공세를 퍼부으며 전체 슈팅 숫자에서 강원(10개)보다 하나 많은 11개를 기록했다. 유효슈팅 역시 강원에 5-4로 앞섰다. 그러나 성남의 슈팅 중 강원의 골문 안으로 들어간 것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성남은 이날 강원에 무득점 패배를 기록하면서 리그 13골로 수원 삼성과 함께 득점 최하위에 머물렀다. 직전 5경기(1승 3무 1패)에서 3실점만 내주며 괜찮은 흐름을 보였을 때도 같은 기간 3골로 득점은 아쉬웠던 성남이다.
팀의 득점 빈곤이 계속되자 성남 김남일 감독도 입을 열었다. 경기 후 만난 김 감독은 "결국 팔라시오스나 뮬리치 같은 외국인 선수들이 박스 안에서 해결해줘야 한다"며 이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리그 2경기 출장에 그친 밀로스를 제외한 성남 외국인 공격수들의 득점 기록은 팀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성적이다. 뮬리치가 17경기 3골, 팔라시오스가 12경기 0골이다.
한편 이날 황의조가 탄천종합운동장의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성남의 유스팀인 풍생중과 풍생고를 거쳐 2013시즌 성남 일화 천마(성남FC의 전신)에서 프로 데뷔를 한 황의조는 6시즌 동안 140경기 35골 8도움을 기록하며 성남의 최전방을 지켰다. 특히 2015시즌에는 34경기 15골의 성적으로 당시 울산 현대의 김신욱(38경기 18골), FC서울의 아드리아노(30경기 15골)에 이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현 K리그1) 득점 3위에 오르기도 했다.
황의조는 이후 일본 J리그의 감바 오사카와 프랑스 리그앙의 지롱댕 보르도를 거치며 자신의 가치를 높였고 국가대표팀에서도 쏠쏠한 활약을 이어나갔다. 특히 보르도에서는 리그앙 세 시즌 동안 29골을 넣으며 박주영(25골)이 가지고 있던 리그앙 통산 아시아인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재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낭트(프랑스), 샬케04(독일) 등 많은 유럽 구단들과의 이적설이 나는 등 새로운 도전을 할 것이 유력한 황의조다.
하지만 유럽 5대 리그에서 뛰는 공격수가 된 황의조 앞에서 친정팀 성남은 아쉬운 결정력으로 강원에 0-2 무득점 패배를 당했다. 공격이 풀리지 않는 성남을 지켜보는 황의조는 안타까움을, 관중석에 앉아있는 황의조를 바라보는 성남은 함께했던 지난날의 그리움을 느낄 수 있는 경기였다.
과연 성남이 득점 빈곤의 늪에서 빠져나와 최하위 탈출의 길을 열 수 있을까. 이미 몸집이 커버린 황의조를 지금 다시 데려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김남일 감독과 성남이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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