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벤츠·아우디 전기차 앞선 요인은
"800V 초고속 충전 기술 '중요 요인'"
소비자 조사서 출발..편의성도 확충
아이오닉5, 경쟁모델 비교평가 결과는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가 독일 차 전문지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Auto Motor und Sport, AMS)의 비교 평가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를 제쳤는데요.
AMS는 아우토 빌트(AutoBild), 아우토 자이퉁(Auto Zeitung)과 함께 신뢰성 높은 독일 3대 자동차 전문지 중 하나라고 합니다.
AMS는 이번에 아이오닉5, 메르세데스-벤츠 'EQA 250', 아우디 'Q4 e-트론', 르노 '메간 E-테크' 등 4개 모델을 대상으로 비교 평가를 진행했습니다. 비교 평가는 △바디 △안전성 △컴포트 △파워트레인 △주행거동 △환경 △경제성 등 7가지 평가항목에 걸쳐 진행됐다네요.
아이오닉5는 평가 항목 중 파워트레인, 바디, 경제성 등 3개 항목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총점은 617점. 이에 따라 602점을 기록한 Q4 e-트론과 577점을 기록한 메간 E-테크, 571점을 획득한 EQA 250을 제쳤습니다.
아이오닉 5는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파워트레인 항목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92점을 받았으며 실내공간, 다용도성·기능성, 전방위 시계 등을 평가하는 바디 항목에서도 비교 차량 대비 가장 높은 점수(105점)를 획득했습니다.
판매 가격, 잔존가치, 수리 비용, 연료 비용 등을 평가하는 경제성 평가 부문에서도 최상위 점수(127점)를 기록했죠.
그러면서 AMS는 "E-GMP 기반의 800V 초고속 충전 기술은 아이오닉5가 승리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라며 "다양한 편의사양 뿐만 아니라 높은 공간 활용성, 최고 수준의 제동 성능이 장점인 전기차"라고 평가했는데요.
이제 그럼 AMS가 높이 평가한 E-GMP 기반의 800V 초고속 충전 기술의 탄생 배경에 대해 알아볼까요.
초고속 충전기술이 핵심
일단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는 현대차그룹이 2020년 12월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말하는데요.
E-GMP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플랫폼을 활용한 기존 전기차와 달리 전기차에 최적화한 구조로 설계된 것입니다.
특히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 충전기를 이용하면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1회 충전으로 국내 기준 500km 이상 주행할 수 있기에 5분 충전으로 100km를 주행할 수 있는 셈입니다.
800V 충전 시스템 개발은 상품성 조사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요. 전기차를 살 때 소비자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충전 시간 단축에 대한 요구가 가장 많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400V 충전 시스템을 갖춘 전기차로 50kW 급속 충전기를 사용해 배터리를 80% 정도 충전하려면 1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데요.
내연기관차를 이용하면 1~2분 안에 주유가 가능한데, 전기차 충전 시간이 길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겠죠. 그럼 전기차를 팔고, 내연기관차로 돌아갈 수 있겠죠. 주변에 부정적 소문도 퍼질 것이고요.
게다가 주행 거리를 늘리기 위해 전기차에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는 트렌드가 있기에 충전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으니 서둘러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을 겁니다.
오랜 준비…"편의성 더 높여라"
현대차는 이에 앞서 기술적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고, 충전과 관련한 다른 편의성도 개선해왔습니다.
2019년 11월 전기차 충전 전문업체인 대영채비와 함께 전기차 초고속 충전설비 '하이차저'(Hi-Charger)를 개발해 선보인 것인데요.
하이차저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부분 자동화 방식도 적용했습니다.
사용자가 전기차를 충전할 때 연결선의 무게를 거의 느끼지 않고 충전 커넥터를 연결할 수 있도록 설계돼 편의성을 극대화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입니다.
또 지난해에는 초고속 충전 브랜드 'E–pit'도 공개했습니다. 이는 빠른 충전 속도뿐 아니라 각종 편의성을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가령 E-pit 충전소는 별도 조작없이 인증, 충전, 결제까지 한번에 가능한 '플러그앤차지'(Plug & Charge) 기능도 적용했죠.
디지털 월렛도 적용했는데요. 충전소에서 충전 사업자별 별도의 물리적 카드 없이 앱을 활용해 인증 및 결제가 가능한 것입니다.
충전소가 만차일 때 대기자간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앱 대기표 발급 시스템도 있고요. 충전기의 무겁고 뻣뻣한 케이블 사용성도 개선했습니다. 자동 높낮이 조절, 회전 기능 및 보조 손잡이 등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더하고 충전기 손잡이에는 자동 살균 LED도 설치했습니다.
물론 배터리 충전 기술만이 전기차 경쟁력의 전부는 아니겠지만, 이런 노력은 시간이 흐른 뒤 쟁쟁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를 제치는 평가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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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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