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당대회 룰 세팅 막바지..'친문' 불출마에 흥행 '빨간불'

전해철·홍영표 불출마로 이재명 대항마 찾기 골몰
97그룹 출마에 박지현까지 거론되지만 '어대명' 속 흥행 카드 고심

지난달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공동취재)/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8·28 전당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룰(rule) 세팅을 위한 막바지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친문(친문재인) 핵심 인사들의 잇따른 불출마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기류가 확산하는 모습으로 97그룹(90년대 학번, 70년대생)의 연이은 출마와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젊은 후보군의 등장이 분위기 반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3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 전국대의원준비위원회는 주말 당 대표, 최고위원 출마 예정자의 의견을 수렴해 오는 4일 전당대회 룰과 관련한 최종안을 발표한다. 이후 당은 본격적인 전당대회 체제에 돌입하게 된다.

현재 친문 핵심인 전해철, 홍영표 의원이 불출마하면서 무게감 있는 중진들의 당대표 출마선언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어대명 기류가 확산하는 모습으로 변수로는 97그룹과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 등이 꼽힌다.

97그룹 중에선 강병원, 박용진 의원이 출마 선언을 했고 이날 강훈식 의원도 당권 도전장을 내민다. 이른바 '양강양박'(강병원, 강훈식, 박용진, 박주민) 중 한 명인 박주민 의원도 조만간 출마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97그룹의 잇따른 당권 도전으로 이재명 의원과 반(反)이재명 전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설훈 의원과 김민석 의원 등도 출마를 언급했지만 단순화해보면 이재명 대 97그룹 구도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도 변수로 꼽힌다. 그는 지난 1일 국회를 찾아 자신의 전당대회 도전을 암시하며 이재명 의원의 당 대표 출마에 대해 "이 의원이 나가면 결국 또 민생이 실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저쪽(정부·여당)에선 보복을, 우리는 방어하기 바쁠 것 같은 그림이 그려지기 때문에 의원들의 우려처럼 저도 같은 우려를 하고 있다"고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강병원 의원(오른쪽)과 박용진 의원이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96차 의원총회에 참석하며 악수하고 있다. 왼쪽은 이재명 의원. (공동취재) 2022.6.30/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하지만 당 안팎에서는 당내 이 의원을 향한 불출마 압박 목소리가 곧 이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나타내는 가늠자라며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이 의원의 당권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이에 전당대회를 준비하는 전준위와 당으로서도 '흥행'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준위는 흥행을 위해 본경선 후보 수를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지만, 새로운 인물이나 단일화 과정이 없다면 어대명 분위기만 더욱 굳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전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친문 주자 등 일부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인원이 잇달아 불출마하면서 우리 당 축제의 장이 돼야 할 전당대회의 역동성이 걱정된다"며 "전준위는 룰을 만들고 전당대회를 이끌어가는 역할로, 역동성은 후보들 스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의원에 맞설 친문 의원들의 불출마로 어대명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97그룹이 출마를 이어가곤 있지만, 단순히 많은 후보군이 흥행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ddakb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