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에는 슬럼프 없다잖아요" 번뜩였던 두 번의 질주, 11년차의 내공 [오!쎈 창원]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다잖아요."
NC 다이노스 박민우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3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7-1 대승에 일조했다. 그러나 박민우의 방망이보다 주루플레이에 더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
박민우는 이날 1회와 4회, 두 번이나 상대의 허를 찌르고 당황하게 만드는 주루플레이를 펼쳤다. 1회 볼넷으로 출루하며 무사 만루 기회를 이어간 박민우, 양의지의 희생플라이로 1-0으로 팀은 리드를 잡았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닉 마티니는 좌익수 얕은 뜬공에 머물렀다. 3루 주자가 홈을 밟기에는 무리였다. 하지만 1루에 있던 박민우는 부산스러웠다. 박민우는 리드를 한 뒤 삼성 좌익수 피렐라가 타구를 잡은 뒤에 리터치를 시도했다. 피렐라의 홈 송구가 다소 약하게 향하자 박민우는 그때부터 속도를 올려서 2루에 도달했다. 순식간에 2사 2,3루의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결국 박석민의 볼넷으로 2사 만루 기회가 계속됐고 노진혁의 우익수 방면 2타점 2루타 때 득점에 성공했다. NC는 1회 3-0으로 리드를 잡았다.
4-0으로 앞서던 4회 1사 2루에서 박민우는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팀에 추가점을 안겼다. 양의지의 볼넷으로 1사 1,2루가 된 상황. 이때 박민우는 상대 투수가 방심한 틈을 타서 3루 도루를 감행했다. 결국 1사 1,3루의 득점 기회를 더 만들었다. 결국 NC는 이후 박석민의 유격수 땅볼, 노진혁의 2타점 적시타를 묶어서 대거 5점을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경기 후 만난 박민우는 "나는 항상 그런 플레이를 데뷔 때부터 매 경기 하려고 했다. 항상 뛸 수 있도록 계산을 하고 있었는데 상황이 와서 뛴 것 뿐이다"라고 전했다.
1회 상황에서는 "외야수들이 내야수들한테 공을 강하게 던지지 않고 느슨하게 던진다. 나는 항상 그 타이밍에 뛰려고 생각한다"라면서 "반대로 저희 팀 외야수들에게는 그런 상황에서 항상 강하게 공을 던져달라고 요구한다"라면서 항상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4회 도루 상황에 대해서도 박민우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모두가 관심을 가지지 않는 지점을 박민우는 캐치했다. 그는 "사실 초구부터 가려고 했는데 타자가 (양)의지 형이었다. 그래서 의지 형 지나고 뛰자고 생각했다. 아무도 타임을 걸지 않아서 그 타이밍이 보였다"라면서 "사실 투수가 그런 상황에서 정확히 던지면 나는 아웃된다. 살 타이밍이 안된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놀라고 당황하니까 정확하게 던지기 힘들다. 실수를 항상 하기 때문에 그런 타이밍을 노렸다"라고 밝혔다.
이어 "주루에는 슬럼프가 없다고 하지 않나.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타격보다는 수비와 주루에 더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 플레이를 더 많이 하려고 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럼에도 박민우의 타격 성적은 아쉽다. 현재 성적은 2할3푼8리. 그는 "이번 주 타격 훈련 때 감이 너무 좋았다. 그런데 경기 때 안나오더라. 아무래도 멘탈인 것 같다. 타율이 저조하다 보니까 내 공을 치려고 하지 못하니까 타율이 낮다. 조급해진다"라면서 "쉽지 않은데, 항상 이 시기에 내 타율은 3할 초중반 대였다. 이런 적은 처음이다. 멘탈을 잡고 모두 내려놓고 해야 하는데 잘 안된다. 감독님 말씀처럼 일희일비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도 오늘 최근 감을 믿고 들어갔는데 타이밍이 괜찮았다"라고 되돌아봤다.
시즌 목표는 다르지 않다. 지난해 방역수치 위반 의혹으로 징계를 받은 뒤 남은 경기는 모두 뛰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는 "시즌을 늦게 시작했다. 규정이닝, 또 수비 1000이닝을 나가려면 아프지 않고 계속 꾸준히 나가야 한다. 1년 공백을 무시 못하는데 다치지 않고 경기를 나갔으면 좋겠다. 꾸준히 경기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힘두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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