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더비에서 무너진 홍명보 감독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

포항 | 황민국 기자 2022. 7. 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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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홍명보 감독 | 프로축구연맹 제공


“우리의 페이스를 되찾아야 한다.”

프로축구 울산 현대 홍명보 감독이 자존심이 걸린 동해안더비 패배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라이벌전 패배도 아쉽지만 압도적인 선두 질주에 제동이 걸리면서 선수단이 흔들리는 것이 더 걱정인 눈치다.

홍 감독은 2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K리그1 1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뒤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순간적인 판단 실수로 실점을 내주면서 무너졌다. 성남FC전부터 시작해 수비를 깨지 못하고 있다. 이 부분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승점 40)은 이날 패배로 2위 전북 현대와 승점차가 8점에서 5점으로 좁혀졌다. 12일 강원FC와 홈경기에서 반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선두 수성에 큰 위기가 올 수 있다.

홍 감독은 선두 수성보다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더 걱정이다. 그는 “전체적으로 우리 팀의 페이스가 너무 빨랐다는 생각이 든다. 그 덕에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지만, 너무 큰 부담을 안고 경기를 뛴다. 승점차가 크게 나다보니 더 빨리 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다보니 계속 터지던 골도 안 아온다. 우리 페이스를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이 페이스를 강조한 것은 결국 지난 몇년간 울산이 선두를 내달리다 시즌 막바지 무너지던 징크스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축구계에선 ‘울산병’이라는 표현하기도 한다.

홍 감독은 “울산병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최근 우리가 역전승을 거두는 등 뒷심을 발휘한 적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전반기에 너무 앞서갔기에 더 빨리 치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많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지난 경기는 지난 경기고 빨리 회복해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이 그러지 못하는 게 내 눈에 보인다. 우리 선수들의 심리적인 부분에 대해 앞으로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마음가짐 변화는 결국 본인들에 달린 것이라 설명했다. 그는 “가끔 내 경험을 통해 이야기하기도 한다”면서 “그래도 지금 긴장이나 상대에 대한 투쟁심을 갖고 나가야 하는 것은 선수들이다. 오늘도 경기를 주도하다 상대 역습 하나에 실점했다. 이 부분은 상황 판단에 문제가 있었다. 이런 부분을 넘어야 한다. 선수들이 스스로 이겨낼 줄 알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포항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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