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해 쨍쨍' 야구 취소.. 덕분에 에이스 나온 NC만 웃었다

이정철 기자 2022. 7. 2.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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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가 떠 있는데도 야구경기가 취소됐다.

전날 내야 그라운드 문제로 경기가 취소됐고 이로 인해, 선발투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그랬다면, 본인들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7시까지 작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일찍 경기를 취소시켜야 했다.

미리 경기를 취소해서 선발투수에 관한 논란을 조금이라도 희석시켰어야 마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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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해가 떠 있는데도 야구경기가 취소됐다. 하루 뒤, 양 팀 선발투수들은 교체됐고 홈팀 NC 다이노스가 이겼다. 이에 삼성 라이온즈팬들은 불만을 숨기지 않고 있다.

1일 경기가 취소된 창원 NC파크. ⓒ스포츠코리아

NC는 2일 오후 창원 NC파크에서 펼쳐진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17–1로 이겼다.

이로써 4연패에 탈출한 NC는 28승 2무 43패로 9위를 유지했다. 반면 2연패에 빠진 삼성은 36승 40패로 6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날 NC의 승리는 KBO리그팬들에게 환영받지 못했다. 전날 내야 그라운드 문제로 경기가 취소됐고 이로 인해, 선발투수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상황은 이랬다. NC는 지난 6월말 원정 기간을 활용해 내야 흙을 '인필드 믹스'로 교체했다. 최근 홈구장 불규칙 바운드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고 이에 따른 조치다. 홈경기가 다시 시작되는 1일 전까지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장마 기간으로 인해, 새로 깔아놓은 흑이 진흙으로 변했다. 타구가 바운드되어야 경기를 치를 수 있는데, 도저히 공이 떠오를 수 있는 그라운드 상태가 아니었다.

이번주 초반을 강타한 장맛비는 30일 낮에서야 끝났다. 이후 덜 마른 흙을 말리고 평탄화 작업을 시도했지만 시간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끝내 경기 정상 진행을 위해 노력했지만 오후 7시에 이르러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취소시켰다. 5981명의 야구팬들이 해가 떠 있는 날씨에도 발길을 돌려야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이재학(왼쪽)·앨버트 수아레즈. ⓒ스포츠코리아

이로 인해, 삼성은 큰 피해를 봤다. 7시까지 몸을 풀던 '에이스' 수아레즈가 2일 등판할 수 없게 됐다. 반면 NC는 '5선발' 이재학 대신, '1선발' 드류 루친스키가 2일 선발투수로 나오게 됐다. 삼성이 우세했던 선발투수 매치업이, 순식간에 NC쪽으로 유리하게 기운 것이다.

▶ 1,2일 NC vs 삼성 선발투수 2022시즌 성적

1일 : 이재학(7패, 평균자책점 5.12) vs 수아레즈(4승 5패, 평균자책점 2.31)

2일 : 루친스키(6승5패, 평균자책점 2.30) vs 허윤동(3승 1패, 평균자책점 5.01)

실제로 2일 경기는 선발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던 NC의 승리로 끝났다. 허윤동이 3.1이닝 동안 7점을 내줬고 루친스키는 무실점을 기록했다. 5강 싸움을 위해 1승이 소중한 삼성팬들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성토하는 삼성팬들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팬들 중에서는 KBO 경기규정 제6조 '홈구단의 경기일정 이행의 책임'을 들어 '홈팀 몰수패' 주장도 나왔다.

팬들의 주장대로, NC가 장마기간을 고려하지 않고 내야 흙 교체를 결정한 것은 오판이었다. 이 오류를 만회하고자, 1일 경기를 진행시키기 위해 7시까지 시간을 지체했던 것은 더욱 큰 문제였다. 1일 오전부터 내야 그라운드 문제는 심각했고 오후에 이르러서도 큰 변화는 없었다.

드류 루친스키(왼쪽)-허윤동. ⓒ스포츠코리아

그랬다면, 본인들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7시까지 작업을 펼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일찍 경기를 취소시켜야 했다. 그래야, 관중들도 야구장으로 헛걸음을 하지 않았고 삼성의 에이스 수아레즈도 2일 경기에 등판할 수 있었다.

물론 경기 취소 여부는 경기감독관의 판단에 따른다. 하지만 내야 흙과 관련된 문제는 작업을 하는 전문가들이 더 잘 안다. 미리 경기를 취소해서 선발투수에 관한 논란을 조금이라도 희석시켰어야 마땅했다. 하지만 선발투수는 바뀌었고 에이스를 출격시키지 못한 삼성은 대패를 당했다.

NC가 달콤한 승리를 얻었지만 그 이면엔 아쉬운 과정이 있었다. 40주년을 맞이한 KBO리그에도 웃지 못할 '흑역사'로 남게 됐다.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2jch42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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