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노동자 고소한 재학생 사태에..연세대 교수 "지성 논할 대학 맞는가"

온라인 뉴스팀 입력 2022. 7. 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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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브리타임

교내서 집회 중인 청소·경비 노동자들을 상대로 연세대학교 재학생들이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나윤경 연세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지성을 논할 대학이 맞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2일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나윤경 교수가 지난달 27일 연세대 학사관리 홈페이지에 등록한 2022학년도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의 수업계획서가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 온라인상에서 확산하고 있다.


나 교수는 "20대 대선 과정에서 드러난 2030 세대 일부 남성들의 '공정감각'은 '노력과 성과에 따른 차등 분배'라는 기득권의 정치적 레토릭인 능력주의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며 "한국의 현 대통령은 늘 공정과 상식에 기반을 둬 능력 위주로 인재를 발탁한다면서 검사들만을 요직에 배치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기회와 자원에 있어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상대적 박탈'을 경험하는 한국의 2030 세대가 왜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특권을 향유하는 현재의 기득권을 옹호하는지는 가장 절실한 사회적 연구 주제"라고 말했다.


나 교수는 "이들(2030 세대)의 지지를 업고 부상한 30대 정치인은 '청년 정치'가 줄법한 창조적 신선함 대신 '모든 할당제 폐지'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다"고 지적하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최근 장애인 단체의 출근길 지하철 투쟁에 대해서 남긴 발언을 비판했다.


앞서 이 대표는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 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수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에 대해 나 교수는 "그렇지 않아도 기득권 보호를 위해 한창 채비 중인 서울의 경찰 공권력 개입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나 교수는 "누군가의 생존을 위한 기본권이나 절박함이 '나'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초래할 때, 사회의 구조적 모순과 축적된 부당함에 대해 제도가 개입해 '내' 눈앞의 이익에 영향을 주려 할 때, 이들의 공정감각은 사회나 정부 혹은 기득권이 아니라, 그간의 불공정을 감내해 온 사람들을 향해 불공정이라고 외친다"고 했다.


나 교수는 "연세대 학생들의 수업권 보장 의무는 학교에 있다"며 "청소 노동자들에게 있지 않음에도 학교가 아니라 지금까지 불공정한 처우를 감내해 온 노동자들을 향해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그들의 '공정감각'이 무엇을 위한 어떤 감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뿐만 아니라 그 눈앞의 이익을 '빼앗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향해서 어떠한 거름도 없이 에브리타임에 쏟아내는 혐오와 폄하, 멸시의 언어들은 과연 이곳이 지성을 논할 수 있는 대학이 맞는가 하는 회의감을 갖게 한다"면서 "현재 대학의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대학 내 혐오 발화의 온상이자 일부의, 그렇지만 매우 강력하게 나쁜 영향력을 행사하며 대표를 자처하는 청년들의 공간"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나 교수는 "대학이 이 공간을 방치하고서는 지성의 전당이라 자부할 수 없다. 연세대가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고등교육기관이라 할 수 없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본 수업을 통해 '에브리타임'이라는 학생들의 일상적 공간을 민주적 담론의 장으로 변화시킬 수는 없을지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연세대 재학생 이동수(23)씨 등 3명은 최근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연세대 분회장과 박승길 부분회장을 상대로 수업권 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이들은 "노조의 교내 시위로 1~2개월간 학습권을 침해받았고, 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았다"며 약 638만원을 지급하라고 요구했다. 또 지난달 청소노동자들이 미신고 집회를 열었다며 업무방해와 집시법 위반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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