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한미일 정상, 북핵공조 약속..북한, 코로나 '남탓'

보도국 2022. 7. 2.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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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 지성림 연합뉴스TV 북한전문기자>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외교·안보 부처와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지성림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이번 주에 가장 눈에 띄는 이슈는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이었습니다.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왔는데요.

스페인 방문 기간 한미일 정상회담도 열렸습니다. 우선 오늘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요 내용부터 먼저 소개해주시죠.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수요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한미일 정상은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났는데요, 먼저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내용부터 전해드리겠습니다.

우리 군은 제2연평해전 20주년을 맞아 이 전투를 '승전'으로 공식화했습니다. 단순한 남북 간 교전이 아닌, 승리한 전투라고 부각한 건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북한은 이번 주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는데, 우리 정부는 사전 통보도 없이 황강댐 물을 방류했다고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황강댐을 둘러싼 남북의 신경전도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은 어제 코로나19 유입 경로를 소위 '과학적으로' 밝혀냈다며 남쪽에서 날아온 대북 전단에서부터 코로나 확산이 시작됐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는데, 이 내용도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한미일 정상회담은 2017년 9월 유엔 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이후 4년 9개월 만입니다.

3국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만난 만큼 오랜 시간 진지한 얘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이어서 주목을 받았는데요.

회담에서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한미일 정상회담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마드리드 시내의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약 25분간 열렸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중심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좌우에 앉았습니다.

가장 먼저 발언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각 협력은 3국의 공통 목표 달성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대표적인 공통 목표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꼽았습니다.

특히 한미일은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계획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윤 대통령이 발언했는데요, 윤 대통령의 발언은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고 국제 정세의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미일의 협력 중요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오늘 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협력이 세계평화와 안정을 위한 중요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북핵 대응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한미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부분이 눈길을 끕니다.

마지막으로 마이크를 잡은 기시다 총리 역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는 상황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하다며, 한미일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한미일 정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 등에 대응해 3국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3국 정상은 각자 자국의 또 다른 중요 관심사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잊지 않았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거듭 강조했을 뿐 아니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동맹의 억지력 강화를 위해서도 일본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군사력 강화 명분을 주장했고,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도 거론했습니다.

[앵커]

이번 한미일 정상회담에 대해 여러 가지 평가가 나오는데, 우리 대통령실은 한미일 정상회담의 의미에 대해 어떻게 설명했나요?

[기자]

대통령실은 이번 3국 정상회담으로 "한미일 안보협력이 복원됐다"고 자평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스페인 마드리드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안보 이슈 논의에 집중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미국 백악관도 이번 회담을 "역사적인 3국 정상회담"이라고 평가했다며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한미일 '공동훈련'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의 7차 핵실험이나 추가 미사일 도발이 곧바로 단기간의 한미일 군사협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 전략자산 전개와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이 먼저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등을 고려해 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약 5년 만에 만난 3국 정상이 갑자기 한미일 군사협력을 논의한다는 것은 '건너뛰는 이야기', 즉 너무 나간 이야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북핵 위협과 같은 안보 문제에서 한미일 3각 공조가 필요하지만, 직접적인 한미일 군사협력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은 거군요.

이번에는 제2연평해전 20주년 기념식 얘기를 해보죠.

군 당국이 제2연평해전을 '승전'이라고 재평가한 건가요?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제2연평해전을 재평가했다기보다는, '승전'을 공식화했다고 설명하는 것이 맞겠습니다.

과거에도 국무총리나 국방부 장관이 제2연평해전을 '승리한 해전'이라고 부각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기념식 명칭이 '승전 기념식'으로 바뀌면서 '승전'을 공식화한 겁니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에 발발했습니다. 그날은 한·일 월드컵 3·4위 결정전이 열린 날입니다.

사상 최초로 4강에 진출한 한국 축구 대표팀과 튀르키예와의 경기를 앞두고 온 국민의 응원 열기가 뜨겁던 그 시각, 오전 10시쯤 서해에서 남북 간 교전이 벌어졌습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 2척이 우리 해군의 참수리 357호정을 먼저 공격하고 우리 군이 반격에 나섰습니다.

우리 해군에서는 정장 윤영하 소령을 포함해 6명의 장병이 전사했고, 북한군은 3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채 도주했습니다.

2002년 당시에는 단순히 북한과 전투했다는 의미로 '서해교전'으로 명명했다가 2008년 제2연평해전으로 전투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그러다가 제2연평해전 20주년인 올해부터 기념식 명칭에 '승전'이란 단어가 들어가게 됐습니다.

지난 수요일 열린 승전 기념식에 참석한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제2연평해전은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을 온몸으로 막아내고 적에게 막대한 피해를 준 승리의 해전이자,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강조했습니다.

평택 제2함대사령부에서 열린 승전 기념식은 '제2연평해전 전적비' 참배로 시작했는데요, 해군은 이 '전적비'도 한두 달가량 보수 공사를 거쳐 '전승비'로 명칭을 바꿀 예정입니다.

기념식 이후에는 유가족과 참전 장병이 참여한 '해상 헌화' 행사도 처음으로 열렸습니다.

유가족과 장병들은 영웅들의 이름을 단 함정들을 타고 전투가 벌어졌던 장소와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 바다 위에 국화꽃을 띄우며 용사들을 추모했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면서도 북한과의 전투를 '승전'이라고 대내외에 공식화하는 것은 현 정부의 국방정책 기조와 연관이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국방과 보훈은 동전의 양면"이라며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예우하겠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아무런 예고도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연 것에 대해 우리 정부가 유감의 뜻을 밝혔는데,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도 우리측 피해는 없는 거죠?

앞서 우리 정부가 댐 방류 시 사전 통보해달라고 요구했는데, 결국 북한은 우리 요청을 무시한 거네요.

[기자]

북한에서는 지난 주말부터 며칠 동안 전역에서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여러 지역에서 도로가 침수되고 많은 농경지가 물에 잠겼는데요, 북한은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임진강 상류에 있는 황강댐 수문을 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이 황강댐 물을 방류하면 우리측 임진강 최북단의 필승교 수위가 높아지는 등 접경지역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특히 황강댐에서 방류된 물은 4∼5시간이면 우리 측 군남댐에 도착합니다.

그래서 통일부는 지난 화요일 북한에 댐을 방류할 경우 사전에 우리측에 통보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당시 통일부는 '남북 합의에 따라' 사전 통지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이 남북 합의는 2009년 10월 북한이 한 구두 약속을 말합니다.

북한은 2009년 9월 우리측에 아무런 예고도 없이 황강댐 수문을 열고 한꺼번에 많은 물을 방류했습니다.

이 때문에 우리측 임진강 하류의 수위가 갑자기 높아지면서 우리 국민 6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2009년 10월 남북 실무회담이 열렸는데, 당시 회담에서 북한은 앞으로 댐을 방류할 경우 남측에 사전 통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후 북한은 몇 차례 댐 방류를 예고했지만, 2013년 7월 통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통일부의 사전 통보 요청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황강댐 수문을 개방했습니다.

통일부는 우리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아무런 사전 통지 없이 황강댐 수문을 개방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다행히 북한의 방류량이 많지 않아 필승교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지 않았고, 우리측 피해도 없었습니다.

어제오늘 비가 멎었지만, 다시 폭우나 호우가 지속되면 북한은 또 황강댐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할 텐데, 우리측에 미리 알려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지난 5월에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산 사실을 공개하면서 4월 말부터 코로나가 발생했다고 했는데, 당시 평양에서 잇따라 열린 대규모 정치행사가 코로나의 급속한 확산을 야기했다는 평가들이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번에 코로나 유입 경로를 찾았다고 공개하면서 남쪽을 지목했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주장입니까?

[기자]

북한 방역 당국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전국적 범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찾기 위한 이른바 '과학적인' 조사를 벌였다며 어제 그 조사 결과를 밝혔습니다.

코로나19 진원지, 즉 처음으로 유입된 지역은 남북 접경지역인 강원도 금강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의 주장을 직접 들어보시죠.

<조선중앙TV> "(강원도) 금강군 이포리가 악성 전염병의 최초 발생 지역이라는 과학적인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4월 초 이포리에서 18살 난 군인 김모와 5살 난 유치원생 위모가 병영과 주민지 주변 야산에서 색다른 물건과 접촉한 사실이 밝혀졌으며, 이들에게서 악성 바이러스 감염증의 초기 증상으로 볼 수 있는 임상적 특징들이 나타나고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항체 검사에서도 양성으로 판정되었으므로…"

여기서 '색다른 물건'이란 남쪽의 탈북민단체 등이 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낸 대북 전단을 말합니다.

4월 초에 한 군인과 한 어린이가 대북 전단을 만지면서 코로나19에 최초로 감염됐고, 이들에 의해 금강군 이포리 지역에 코로나가 퍼졌다는 주장입니다.

특히 북한은 4월 중순에 이포리에서 평양으로 올라온 사람들에 의해 평양에서 코로나가 급속히 확산했다는 주장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발표는 전혀 근거 없는 황당한 주장입니다. 제가 굳이 설명할 필요 없이 통일부가 반박한 내용을 직접 들어보시죠.

<차덕철 / 통일부 부대변인> "물체의 표면에 잔존한 바이러스를 통한 코로나 감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질병관리청 등 관계기관 및 전문가, 그리고 WHO 등 국제기구들의 공통된 견해이며, 물자나 우편물 등을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된 사례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우리측의 전단 등을 통한 북측으로의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은 최초 감염자가 대북 전단을 만진 시점이 4월 초라고 주장했는데, 탈북민단체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시기는 4월 25일과 26일, 즉 4월 말로 시기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산 책임을 남측에 돌리면서 이를 주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대남 적개심을 부추겨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지속적인 경제난과 코로나19를 비롯한 전염병 확산, 자연재해 등이 겹치면서 민심이 점점 더 악화하자 외부의 적을 만들어내고 주민들의 분노를 그쪽으로 돌리려는 속셈입니다.

특히 보수 정부가 출범하면서 앞으로 대북 전단 활동이 더 활발해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대북 전단을 빌미로 대남 도발에 나서기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옵니다.

[앵커]

북한은 과거에 대북 전단을 구실로 우리측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한 적도 있고, 또 재작년에는 문재인 정부가 전단 살포를 막지 않았다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를 폭파하기도 했습니다.

이번엔 대북 전단을 통해 코로나19가 유입됐다고 주장했는데, 앞으로 대북 전단에 대해 예전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할 것 같습니다.

자, 다음 주에는 또 어떤 이슈가 있을까요.

지 기자. 다음 주에 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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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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