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엔 있고 소주에는 없는 그것은? [명욱의 술 인문학]

2022. 7. 2.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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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가격이 매일 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증류주라는 위스키는 한국의 대표 증류주인 소주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위스키는 맥주류를 증류한 술이다.

고려시대 이슬람 연금술을 배워온 몽골이 안동, 제주도 등에 병참기지를 세우면서 소주 기술을 뿌리내렸다고 학계는 본다.

한국의 소주도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궁중의 내의원에서 만들던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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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가격이 매일 오르고 있다. 환율 상승이라는 배경도 있지만, 편의점 내 주류 판매, 다양한 보틀샵 등장에 주요 고객이 MZ세대로 떠오른 이유 등도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혼술, 홈술의 유행으로 다양한 위스키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였다. 회식과 달리 주변 눈치 볼 일이 없어진 만큼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증류주라는 위스키는 한국의 대표 증류주인 소주와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기본적으로 위스키는 맥주류를 증류한 술이다. 즉 서양 곡주가 베이스가 된다. 소주 역시 마찬가지다. 원래는 곡주가 베이스다. 본질은 같다고 볼 수 있다. 막걸리와 마찬가지로 맥주 등의 곡주는 유럽에서도 서민 술이었다. 로마 역사학자 타키투스(Publius Cornelius Tacitus, 56∼117년)는 ‘게르만인은 음료 중에서 보리나 밀로 만든 품위가 떨어지는 액체를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고 비하할 정도였다. 그런데 서로마가 멸망하고 유럽 역사 중심이 남유럽, 또는 북유럽으로 옮겨진다. 포도보다도 보리, 밀, 사과 등을 재배하기 좋은 기후조건이었다. 아일랜드는 포도를 재배할 기후가 안 되니 맥주를 성찬식에도 사용했다.
오크통에서 숙성 중인 위스키.
이러한 상황에서 십자군 전쟁을 통해 아랍권에서 연금술이 들어오고, 그 연금술 중에서는 물과 알코올을 분리하는 증류라는 기술이 있었다. 이것을 통해 탄생한 것이 맥주류를 증류한 위스키의 시작이었다. 우리의 소주도 뿌리를 같이한다. 고려시대 이슬람 연금술을 배워온 몽골이 안동, 제주도 등에 병참기지를 세우면서 소주 기술을 뿌리내렸다고 학계는 본다.

위스키가 소주와 가장 다른 부분은 오크통 숙성이 기본 과정이라는 것이다. 한국 기준으로는 1년, 미국 기준으로는 2년, 스코틀랜드 기준은 3년 숙성을 거쳐야 한다. 그래서 위스키의 색은 원래 소주와 같이 무색투명한 색에서 오크통을 그을린 갈색으로 변하게 된다. 위스키는 세월과 시간을 담은 숙성의 맛을 가장 어필한다.

한국의 일반적인 소주(희석식 소주)는 위스키와 같은 숙성과정이 거의 없다. 원료도 남미의 감자라고 불리는 타피오카 및 남아있는 잉여농산물을 사용하는 등 계속해서 바뀐다. 계속해서 바뀌는 원료 맛을 소주에 남길 수 없다. 그래서 알코올 도수를 높여 맛을 다 지운다. 모두 비슷한 맛으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차이가 난다면 디자인과 조미료 정도다. 여기에 소주병도 재활용하는 등 최고의 효율을 자랑한다. 그래서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최근에 우리 소주도 숙성과정을 도입하고 있다. 일명 전통 소주, 또는 증류식 소주로 분류하는 제품들이다. 화요, 안동소주, 문배주, 감홍로, 이강주, 모월, 마한 등 우리 농산물로 만들어지는 제품이다. 박재범의 원소주도 이러한 맥락에서 탄생한 술이다. 한국의 소주도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궁중의 내의원에서 만들던 고급술이었기 때문이다.

원재료의 풍미와 숙성의 맛도 감상하는 다채로운 소주 시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위스키만 즐기기에는 좋은 전통 소주가 참 많다. 어차피 소주나 위스키 모두 한곳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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