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뜨거워".. 50년 만에 아문 네이팜탄 상처

최혜승 기자 2022. 7. 2.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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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2년 6월 8일 월남군이 잘못 투하한 네이팜탄으로 인해 불 붙은 옷을 벗어 던진 채 알몸으로 도망가는 소녀 킴 푹의 모습. 뒤에 따라오는 군인들은 월남군. 당시 AP통신 사진기자 닉 우트가 촬영했다.닉 우트는 이 사진으로 퓰리처 상을 수상했다.올해로 이사진을 찍은지 50년이 됐다./닉 우트/AP 연합뉴스

베트남전 참상을 알린 ‘네이팜탄 소녀’의 화상흔이 50년 만에 아물었다.

30일(현지시각) NBC뉴스 등에 따르면, ‘네이팜탄 소녀’ 판티 킴 푹(59)은 지난달 28일 미국 마이애미주의 한 피부과에서 12번째이자 마지막 레이저 치료를 마쳤다. 1972년 네이팜탄에 피폭된 지 50년 만이다.

6월 28일 킴 푹이 미국 마이애미의 한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를 받기위해 기다리고 있다.킴 푹은 1972년 6월 8일 베트남전쟁 중 네이팜탄의 공격때 입은 화상을 2015년 이후 이 병원 원장 Dr. 질 와이베이에게 무료로 치료를 받아왔다./AP 연합뉴스

월남군은 1972년 6월 8일 푹이 살던 짱방 마을에 몸을 태우는 살상 무기인 네이팜탄을 투하했다. 네이팜탄은 휘발유 등을 섞어 젤리 모양으로 만든 네이팜을 연료로 하는 소이탄이다. 섭씨 3000도의 고열을 내며 반경 30m 이내를 불바다로 만든다.

푹은 “불꽃이 터지는 소리가 들렸다. 마을 곳곳에 불이 났다. 그 불은 내 팔에도 옮아 붙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9살이었던 푹은 불에 붙은 옷을 찢어버렸다. 그는 벌거벗은 채로 “너무 뜨거워”라고 울부짖으며 도로 위로 도망쳤다. AP통신 사진기자 닉 우트가 이 모습을 촬영하면서 베트남전의 비극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닉은 사진을 찍은 뒤 푹을 병원으로 데려갔다. 그는 14개월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6월 6일 뉴욕의 AP통신 본사 포토라이브러리에서 닉 우트와 킴 푹이 퓰리처 상을 받은 "네이팜 걸"이 찍힌 닉 우트의 네가티브 필름을 살펴보고있다. 올해로 이 사진을 찍은지 50년이 됐다./AP 연합뉴스
네이팜탄으로 화상을 입은 판티 킴 푹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각) 미국 마이애미 한 피부과에서 화상 치료를 마친 모습 /NBC

이 공격으로 푹은 전신 65% 화상을 입었다. 신체적 고통과 외상 후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때 생긴 흉터를 치료하기 시작한 건 2015년부터다. 레이저를 통해 두꺼운 흉터를 매끄럽게 만드는 시술이라고 한다.

푹은 1990년대 캐나다로 이주했다. 전쟁 피해 아동에 대한 심리 치료 및 의료 지원을 제공하는 ‘킴 파운데이션 인터내셔널’ 재단을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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