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억에 팔린 '거미' 보고 솔깃? 요즘 미술품 잘못 샀다간 물립니다 [아트마켓 사용설명서]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가 지난달 24일 발표한 '2022년 6월 미술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메이저 경매(미술품 경매사가 오프라인 현장에서 진행하는 정기 경매)에서 평균 출품작 수가 2021년에는 회당 약 167점이었지만, 올해 6월에는 회당 약 126점으로 24.5% 감소했다.
연구센터 측은 "경매 시장은 올 상반기부터 거래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으며 이 같은 양상은 위탁(출품을 위해 경매사에 작품 감정·보관·전시·이송 등을 맡기는 것)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면서 "경매사는 판매 가능한 작품만 경매에 올리고자 선별할 것이며, 좋은 작품을 소유한 컬렉터들은 시장을 관망하는 관망세로 돌아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역대 최대 거래 규모를 기록한 지난해 국내 미술품 경매에서 최고 낙찰률을 보였던 유명 작가들의 고가 작품은 최근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케이옥션 6월 메이저 경매에 나왔던 이우환의 '바람과 함께(With Winds)'(1990)는 추정가가 6억2000만∼9억원에 달했으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유찰됐다.
최근 국내 미술 시장에서 높은 낙찰가를 올리며 큰 인기를 누렸던 쿠사마 야요이 작품도 마찬가지다. 노란 호박을 표현한 스크린 프린트 작품 2개 중 추정가가 2억2000만~2억6000만원이었던 'A Pumpkin Y'(1992)는 유찰됐고 'A Pumpkin YB-C'(2004)는 추정가 범위에서도 낮은 쪽인 9500만원에 낙찰됐다. 김환기·김창열·박서보 등 블루칩 작가들 작품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저가 소품 위주로 팔려나갔다.
미술 시장 거래량이 줄면 그만큼 미술품 가격 역시 전반적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술계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작가의 작품 등 실제 가치보다 가격이 높게 형성됐던 작품은 이런 유동성에 더 취약하다. 쉽게 말해 거품이 꺼진다는 소리다. 즉 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들수록 실제 문화적 보존 가치가 높은 작품만 살아남게 된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한편 지난달 19일 막을 내린 스위스의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 바젤(Art Basel)'에서는 루이즈 부르주아의 대형 조각 작품 '거미'가 4000만달러(약 518억원)에 판매되면서 화제가 됐다.
다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관계자는 "경매에서는 언제나 최고가에 낙찰된 작품이 화제가 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며 "물가와 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 현 미술 시장은 물가 상승이 미술품 가격을 끌어올리는 모순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시장 전반의 거래량과 유동성에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으로 금융 시장의 부정적인 여파가 미술 시장에 닿기까지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2008년 전 세계 미술품 경매 판매량은 12%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지만, 2009년에 이르러서는 금융위기가 미술 시장에도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총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36%나 하락한 바 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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