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공무원 유족, 2년만에 위령제 "권력자들 가족 삶 짓밟아"

김형원 기자 2022. 7. 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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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격 사건 태스크포스(TF)는 2일 낮 12시 인천 중구 항동7가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고(故) 이대준씨 유족들과 함께 추모제를 갖고, 위령제 및 현장 점검을 위해 연평도로 출항했다. 고(故) 이대준씨 형 이래진씨가 국화꽃을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서해에서 북한군에 사살된 해수부 공무원 고(故)이대준씨 위령제가 2일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열렸다. 2020년 9월 이씨가 사망한 지 2년만이다.

이날 위령제에는 이씨의 친형 이래진씨를 비롯한 유가족,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김진형 전 해군 군수사령관, 문경복 옹진군수, 유족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고인의 두 자녀가 쓴 편지도 공개됐다. 고인의 아들은 편지에서 “국가로부터 버림받고 아파하는 우리를 두고 아빠는 절대 가시지 못하셨을 것”이라며 “사람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아빠에 대해 함부로 말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남은 가족의 상처는 아랑곳없이 삶을 짓밟았다”고 썼다.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이씨를 월북자로 몰아갔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유족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월북을 인정하면 보상해주겠다”면서 회유하려 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2일 인천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2층에서 열린 '서해 피살 공무원' 이대준씨의 위령제에서 숨진 이씨 자녀들이 쓴 편지가 공개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의 막내딸은 편지에 “평소에 잘 못해드린 것 같아 항상 죄송해요”라며 “같이 공원에 갔을 때 정말 재미있고 행복했었다”고 적었다.

친형 이래진씨는 “동생이 숨질 당시 작은 조카(이씨의 딸)는 초등학교 1학년에 불과해 사망 소식을 최근까지도 알리지 않았다”며 “정치적으로 (이용하기)보다 끝까지 진상 규명을 위해서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족과 국민의힘 TF는 이날 오후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해수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선인 무궁화 35호로 옮겨탈 예정이다. 이들은 어업지도선에서 해경의 이씨의 월북 근거로 제시했던 슬리퍼·구명조끼 등도 확인하기로 했다.

하태경 의원은 “해경이 숨진 이씨의 월북 근거라며 제시한 7가지 중 감청, 도박 빚, 정신적 공황상태를 제외하면 모두 배와 바다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서 “바다 위에 어떤 부유물이 있는지, 배 안에 방수복과 구명조끼가 있는지, 야간 당직 때는 어떤 신발을 신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고 했다.

2020년 해경은 “도박으로 돈을 탕진한 이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지만, 2년만인 지난 16일 “섣불리 월북으로 추정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유족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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