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우리의 사이와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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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화수 옮김.
노르웨이 오슬로대 언어학 교수인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장소나 건물에 들어설 때 수치심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영국 서평 전문지 '런던 리뷰 오브 북스'(LRB) 공동 창립자이자 선임 편집장인 저자가 쓴 에세이와 서평을 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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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 우리의 사이와 차이 = 얀 그루에 지음. 손화수 옮김.
노르웨이 오슬로대 언어학 교수인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다. 3살 때 척수근육위축증이란 난치성 유전질환을 진단받은 그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의료 기록을 들춰보며 자신이 경험한 적대적 충동감과 불쾌감, 반감을 동시에 끄집어낸다.
저자는 책에서 "나의 삶은 당신들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도 하고, "나의 삶은 다른 이들의 삶과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한다. 세상의 편견으로부터 온전히 평범함을 누릴 수 없다고 느끼는 답답함과 함께 각 개인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고 확신하는 신념이 엿보인다.
저자는 지금도 여전히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는 장소나 건물에 들어설 때 수치심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사회 구조, 신체적 장애를 '테라 인코그니타'(미지의 세상), '헤테로토피아'(일상의 공간과 다른 공간)라는 개념어로 설명한다.
아르테. 232쪽. 1만8천 원.
▲ 서평의 언어 = 메리케이 윌머스 지음. 송섬별 옮김.
영국 서평 전문지 '런던 리뷰 오브 북스'(LRB) 공동 창립자이자 선임 편집장인 저자가 쓴 에세이와 서평을 묶은 책이다. 올리버 색스의 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의 제목을 지은 그는 이번 책으로 한국 독자들과 처음 만난다.
저자는 그간 여성 작가, 문학 속 여성 인물, 책을 읽는 여성 독자들의 삶에 대해 주로 썼다. 이 책에서는 조앤 디디온과 진 리스처럼 국내에서 사랑받은 작가뿐만 아니라 비타 색빌웨스트, 메리앤 무어 등도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이들 여성 작가의 작품을 예리하게 살피며 날카로운 유머도 곁들인다.
조앤 디디온이 딸 퀸타나를 잃고 쓴 회고록 '푸른 밤'을 다룬 서평 '집에 없었더라면'에서는 20개월간 투병 생활을 하다가 세상을 떠난 퀸타나의 두려움에 관해 언급하며 디디온의 내면까지 파고든다. 서평 '매력 노동'에서는 페미니스트 작가 저메인 그리어를 소개하면서 페미니즘을 둘러싼 생각을 이야기한다.
돌베개. 392쪽. 1만7천 원.
▲ 문헌학, 극소 = 베르너 하마허 지음. 조효원 옮김.
독일의 문학 이론가이자 철학자인 저자의 대표작 '문헌학을 향한 95개 태제'와 '문헌학을 위하여'를 하나로 묶은 책이다.
문헌학을 제한된 의미로 한정하거나 제도적인 분과 학문의 지식 규범으로 두려는 시도를 거부하고, 언어와 문헌학에 관한 근원적 성찰을 유도한다.
저자는 문헌학이란 주어진 언어를 넘어서는 말하기의 불안정한 운동이라고 규정한다.
또 문헌학이 어떤 주장을 내세운다면, 그런 이유는 계속 질문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질문하기 속에서 모든 확실성은 언어에 내맡겨지며, '언어'와 '말할 수 없는 것' 사이에 존재하는 불균형 때문에 언어는 척도가 없는 것이 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척도를 찾을 수 없는 문헌학은 독일 시인 휠덜린의 말처럼 "자유로운 리듬 속에서 말할 수 있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문학과지성사. 213쪽. 1만4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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