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중국 통한 수출 호황 시대 끝나가고 있다?

유경민 입력 2022. 7. 2. 11:15 수정 2022. 7. 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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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 수출 다변화 강조하며 언급
작년까지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25%대..여전히 압도적 1위
올해 들어 소폭 하락..추세화될 지는 지켜 봐야

(서울=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유경민 인턴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우리나라 수출정책이 유럽 위주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마드리드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중국 성장이 둔화하고 있고, 내수 중심의 전략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 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의 대안 시장이 필요하고 시장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유럽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서 큰 몫을 차지했지만, 앞으로는 유럽 수출길을 넓혀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컨테이너 가득한 부산항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1일 오전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2.7.1 kangdcc@yna.co.kr

유럽을 주요 타깃으로 수출 정책을 펴는 게 옳은지에 대한 판단은 차치하고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 시대는 끝나가고 있는 것일까.

일단 우리나라의 국가별 수출 비중을 보면 중국은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03년 미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뒤 한 번도 2위로 밀려나지 않았다. 비중도 2010년에 처음으로 25%대로 올라선 이후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24~26%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 들어서는 비중이 소폭 줄어든 모양이다.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연속 24%대(24.1%, 24.1%, 24.5%)를 기록하다가 4월에는 22%대(22.4%), 이어 5월에는 21%대(21.8%)로 낮아졌다. 6월에 23.6%로 회복돼 상반기(1~6월) 누적 기준으로는 23.2%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수출뿐 아니라 수입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높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1위에 오른 것은 2007년(17.7%)이었으며, 지난해에는 중국으로부터 수입 비중이 22.5%로 높아졌다. 수출과 마찬가지로 수입도 올해 들어서는 중국 비중이 작아져 1~6월 누적 기준으로 21.4%를 기록 중이다.

연도별 중국 및 유럽 수출 비중

자료 : 한국무역협회

중국의 대안 시장으로 지목된 유럽은 우리나라 수출의 13%대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약 절반이다.

유럽으로의 수출은 2007년 19%대(19.2%)까지 올라 중국(22.1%)과 큰 차이가 없었으나 이후 낮아지기 시작해 2012년부터 2019년까지는 12%대에 머물렀다. 코로나19가 전 세계 경제를 억눌렀던 2020년(13.2%)과 지난해(13.9%)에는 소폭 올라갔다.

우리나라가 유럽으로부터 수입하는 비중은 2012년까지 12~13%였다가 2014년부터는 줄곧 15~16%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통계를 보면 아직은 우리나라의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고 속단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 다만 올해 들어 소폭 낮아졌다는 통계가 향후 트렌드로 자리 잡을 지는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000년대 들어 연 10%대 안팎의 고도성장을 하던 중국은 2010년대 들어 성장 폭이 줄기 시작해 2019년에는 5.9%로 떨어졌다.

코로나 여파까지 겹친 2020년에는 2.3%로 추락했다가 지난해 기저효과로 인해 8.1%로 높아졌지만, 올해 다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지난달 세계은행이 전망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4.3%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친다. 한국은행은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우리나라 성장률도 0.1~0.1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우리나라가 수출 정책의 변화를 모색하는 것은 타당해 보인다.

다만 정책 당국자가 '탈중국'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중국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최 수석이 얘기한 방향성은 맞지만 체제 전환 기간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교역이 불가피하고 중국 의존도를 유지해야 하는 업종도 있다"며 "중국 측에 자극적으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은 피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한 국가에만 의존했을 때 공급망 위기가 어떻게 오는지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에 수출입 국가를 다변화해 경제적 충격을 줄이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sungje@yna.co.kr

swpress14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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