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두 번째 꼬마위성 우주 진입시켜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2022. 7. 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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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개발 큐브 위성, 지상국에 신호 보내
카이스트 큐브 위성 사출 모습./한국항공우주연구원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째 꼬마위성(큐브 위성)을 우주로 진입시켰다. 위성은 지상국에 자신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도 보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일 “오전 3시 42분 KAIST 지상국으로 큐브 위성의 상태정보(비콘신호)가 수신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태양전지판, 안테나 정상 전개

누리호가 고도 700㎞ 궤도에 진입시킨 성능 검증 위성은 지난 1일 KAIST 가 개발한 큐브 위성 랑데브(RANDEV)를 우주 공간으로 사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지상국이 랑데브에서 보낸 비콘신호를 10여 차례 수신했으며, 큐브 위성이 태양전지판과 안테나를 정상적으로 펼쳤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현재 큐브 위성의 안테나 온도(7.2℃)와 배터리 전압(7.97볼트) 등 각종 서브시스템의 전압과 온도 모두 정상범위에 있다. 대전 항우연 지상국은 성능 검증 위성에 장착된 카메라가 사출 당시 모습을 찍은 영상을 수신했다.

KAIST 지상국은 2일 오후 3시 35분과 5시 13분에 양방향 교신을 시도한다. 먼저 큐브 위성의 자세제어를 위해 각속도 감쇠모드 명령을 전송할 예정이다. 위성의 상태가 안정화되면 큐브 위성 메모리에 미리 저장해 놓은 이미지를 다운받는 명령을 보내 양방향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2일 새벽 KAIST 지상국이 큐브 위성의 신호 수신에 성공하고 기뻐하는 모습./KAIST

◇조선대 큐브 위성은 양방향 교신 못해

큐브 위성은 기본 단위가 가로·세로·높이가 각 10㎝이다. 누리호에 실린 큐브 위성들은 정육면체인 기본 단위를 3~6개 연결한 막대 형태다.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방효충 교수 연구진이 개발한 랑데브는 기본 단위를 3개 붙인 형태로 무게가 3.2kg이다.

랑데브는 태양전지판을 모두 펼쳐도 A3 용지보다 크기가 작다. 하지만 초분광 카메라로 농작물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다. 초분광 카메라는 여러 파장대의 빛을 동시에 촬영한다. 물체 특성에 따라 반사하는 빛이 달라 위성영상으로 지상의 물체가 무엇인지 예측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지면에 보이지 않아도 땅속에 어떤 광물이 있는지, 농작물이 얼마나 상했는지 알 수 있다고 KAIST는 밝혔다.

랑데브에 앞서 조선대의 스텝큐브랩-2호 큐브 위성이 사출됐다. 성능 검증 위성은 지난 29일 오후 4시 50분 스텝큐브랩-2를 우주로 진입시켰다. 성능 검증 위성은 발사관 뒷 편에 있는 스프링으로 큐브 위성을 밀어 사출했다.

조선대 지상국은 큐브 위성이 보낸 상태 신호는 수신했지만 아직 양방향 교신은 성공하지 못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달 30일 “큐브 위성의 사출영상으로 볼 때 이렇게 상태정보가 일부 횟수만 수신된 이유는 위성의 자세가 현재 빠르게 회전(텀블링)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완전한 양방향 교신을 위해서는 자세 안정화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크기 작지만 미세먼지 관측하고 지상 촬영

성능 검증 위성은 이어 이틀 간격으로 다음달 5일까지 서울대, 연세대의 큐브 위성도 각각 분리한다. 큐브 위성 발사 시 발생할 수 있는 진동이나 회전 현상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틀 간격으로 사출이 이뤄진다. 김기석 과기정통부 우주기술과장은 “큐브 위성이 성능 검증 위성에서 떨어져 나가면 위성의 무게 중심에 변화가 생긴다”면서 “변화를 최소화한 상태에서 사출관에서 튕겨주듯이 위성을 분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누리호 발사로 국내 큐브 위성 개발과 활용에 큰 발전이 기대된다. 큐브 위성은 원래 교육용으로 개발됐지만 최근 전자공학 기술 발전 덕분에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과거 상용 위성이 하던 임무를 수행할 만큼의 고성능을 자랑한다. 게다가 개발에서 발사까지 비용은 대형 위성의 1000분의 1인 3억 원에 불과하다. 방효충 KAIST 교수는 “후발 주자인 한국이 글로벌 우주시장에 진출하는 데 큐브위성이 저비용 지렛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KAIST는 국내 최초로 큐브 위성으로 지상 촬영과 전송을 시도한다. 조선대의 큐브위성은 적외선 카메라로 백두산의 열 변화를 추적해 분화 징후를 파악할 계획이다.

국산 큐브 위성은 대형 기상환경위성이 하던 임무에도 도전한다. 연세대는 큐브 위성으로 미세먼지를 관측한다. 이 정보는 무게가 1000배인 천리안2B 위성이 관측한 미세먼지 관측정보를 보정하는 데 활용된다. 서울대의 큐브 위성은 위성위치확인용으로 발사하는 전파가 대기에 굴절되는 현상을 이용해 날씨와 지진해일을 예측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이번에 큐브 위성 여러 기를 잇따라 우주에 진입시키는 사출 기술도 확보해 큐브 위성 활용도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우주 선진국들은 이미 국제우주정거장과 우주발사체에서 이 같은 큐브 위성 사출 기술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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