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의 반전.. 오프라인 매장, 현장 강의에 열광한다

이송원 기자 2022. 7. 2.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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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Z세대’가 오프라인 경험에 열광하고 있다. 현재 고등학생, 대학생인 이들은 모바일·디지털 기기와 함께 자라온 디지털 네이티브다. 가상공간에서의 소통을 즐기고 모바일 쇼핑에 능숙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의 익숙함·편리함과는 별개로 Z세대가 진심으로 열광하고 탐닉하는 건 오프라인, 바로 현장 경험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최근 들어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리오프닝 기조와 맞물려 기업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면서 Z세대가 거리로 쏟아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관 앞에서 쇼핑몰 러블리마켓이 주최하는 플리마켓 ‘러덕플리’에 입장하기 위한 줄이 늘어서 있다. /플리팝 제공

◇쇼핑몰 오프라인 행사 Z세대로 북적

지난달 11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네모관 앞. 백팩·크로스백을 메고 컨버스 운동화를 신은 10·20대의 줄이 100m넘게 늘어섰다. 이곳에서 이날 10대들에게 인기있는 쇼핑몰 러블리마켓이 주최하는 플리마켓 ‘러덕플리’에 입장하기 위한 인파였다. 행사에선 10대들이 판매자로 나서 중고 브랜드 의류, 핸드메이드 악세서리, 전자기기 등을 판매했다. 역시 10대 위주였던 소비자들은 교통카드처럼 CU편의점에서 금액을 미리 충전해 쓰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통해 상품값을 냈다. 행사장에선 판매자별로 실시간 판매 랭킹도 공개했다. 행사를 주최한 러블리마켓 운영사 플리팝은 4시간 동안 반짝 열린 이날 행사에 약 1800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김동하 플리팝 대표는 “이번에 거리두기 해제로 2년여만에 다시 오프라인 행사를 열었는데 현장 행사와 교류에 목 말라있던 젊은 세대가 몰려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있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의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 '브그즈트랩'의 모습. /번개장터

◇한정판 스니커즈 매장엔 부모·조부모와 동행도

Z세대가 많이 쓰는 중고거래 앱 번개장터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었다. 서울 여의도 더현대에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 판매 매장 브그즈트 랩 이야기다. 이곳의 누적 방문자수는 1년 만에 21만명을 넘겼다. 한정판 스니커즈는 수십만원대로 20~30대 고객이 주요 구매자이지만, 최근엔 10대 방문객들의 발길도 늘고 있다고 한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Z세대는 한정판 스니커즈를 실제로 보고, 만져보고, 신어보고, 사진을 찍는 경험 자체에 만족감을 보인다”며 “10대들의 경우 갖고 싶은 제품 정보를 온라인으로 확인한 후 부모님이나 조부모님과 함께 매장에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 매장에선 신발 밑창에 부착된 QR코드를 스캔하면 번개장터 앱으로 연결돼 상품 가격과 정보를 확인할 수 있고, 앱 내에서 바로 모바일 결제도 가능하다. 온라인으로 정보·후기를 검색한 뒤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한 뒤 물건을 사고, 결제는 간편한 방식을 선호하는 Z세대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현장감 넘치는 오프라인 선호

코로나 이후 화상 수업과 랜선 취미 활동이 늘었지만, Z세대는 현장감 넘치는 오프라인 강의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온·오프라인 클래스 플랫폼 탈잉이 최근 3년간 진행된 3800여개 클래스를 수강자의 연령별로 분석한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Z세대 회원의 56%는 오프라인 수업을 등록했다. VOD를 통한 온라인 강의보다 오프라인 강의가 인기가 많았던 것이다. Z세대를 사로잡은 강의는 걸스힙합· 댄스, 요리, 공예 등이었다. 모두 현장에서 몸을 쓰고 감각을 자극하며 배우는 활동들이다. 30대가 포함된 밀레니얼 세대와 40대 초반은 오프라인 강의에 더 익숙할 것 같지만, 온라인 클래스를 신청한 비율이 각각 62%, 82%로 더 많았다.

Z세대는 오프라인 클래스를 신청한 비율이 56%로 다른 세대보다 더 높았다 /자료=탈잉

◇”가게에서 새로운 물건 발견 경험 선호한다”

오프라인 경험을 선호하는 Z세대의 특성은 여러 조사 결과로도 뒷받침된다. 지난달 발표된 벨기에의 소프트웨어업체 셀리젠트 마케팅 클라우드의 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다’고 답한 비율이 59%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높았다. 2019년 9월 발표된 미 컨설팅회사 AT커니 조사에서도 Z세대 10명 중 약 8명은 “오프라인 상점에서 쇼핑하는 것을 선호한다(81%)”, “가게에서 새로운 물건을 발견하는 것을 좋아한다(73%)”고 밝혔다. “상점에서 물건을 고르거나 탐색하는 것이 소셜미디어 및 디지털 세계와 단절될 수 있게 해준다”고 답한 Z세대도 5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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