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피플] 부산 캡틴 박종우가 말하는 페레즈 체제와 박진섭 체제의 차이

김태석 기자 2022. 7. 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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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부산)

▲ 피치 피플

부산 아이파크 MF
박종우

부산 아이파크는 최근 큰 변화를 꾀하고 있는 팀이다. 성적 부진을 비롯해 팀 내에서 여러 트러블을 일으켰던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을 경질하고 박진섭 감독 체제로 전환했다. 성적이 나쁠 때 감독을 바꿔 분위기를 일신하는 건 축구판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최근 부산 경기를 보면 과거와 달리 선수들의 플레이에 의욕을 쉽게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은 특별하게 여겨진다.

부산 주장 박종우는 <베스트 일레븐>과 만난 자리에서 2022시즌 개막 후 페레즈 감독과 더불어 무척이나 괴로운 시기를 보냈던 부산을 되돌아봤다. 박종우는 이 대목에서 굉장히 진솔하고 솔직하게 그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한 박 감독 체제가 된 후 점점 긍정적으로 바뀌는 부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의 설명을 들으니 하고자 하는 의욕이 점점 차오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다.

"솔직히 '변화'가 늦은 감이 있다. 변화가 늦어 승점을 많이 잃었다"

Q. 최근 페레즈 감독 대신 박진섭 감독이 왔다. 부산 분위기는?
"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모르겠어요. 선수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는데, 저는 조금 늦은 감이 없지 않았나 싶었던 찰나에 박 감독님이 오셨습니다. 선수들이나 저나 '다시 한 번 잘해보자'라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감독님 부임 후 세 경기에서 승점을 딸 수 있었고요. 비록 지난 부천전 결과가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문제가 생겼을 때 묵인하기보다는 서로 소통하며 다시 준비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박 감독 부임 후 부산 선수들이 뛰는 자세가 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개인적으로 이걸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이유라고 꼽고 싶어요. 그간 뭔가 갇혀 있었는데, 이제는 좀 더 자유스러움이 섞인 분위기입니다. 선수들이 뭔가 더 하려고 하는 분위기 속에서 시너지 효과가 나다고 봐요."

Q. 터닝 포인트가 다소 늦은 게 아니냐는 안타까운 목소리도 들린다.
"여러 문제가 있었겠죠. 구단은 구단대로, 페레즈 감독님도 나름 뭔가가 문제가 있었을테고요. 그런데 선수들은 항상 중간에 끼어있는 처지잖아요. 선수 처지에서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할 뿐,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저희가 예를 들어서 하는 얘기긴 하지만 아무리 안 좋더라도 '쿠데타'를 일으킬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저희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는데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점점 안 좋은 쪽으로 분위기가 흘러갔습니다. 결국 모두가 알듯 변화가 왔어야 하는 시점인데 그게 자꾸 미뤄지다 보니까…. 거기서 저희가 잃은 승점도 굉장히 많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Q. 페레즈 감독 시절 질 경기 비기거나 이겨야 하는데 이기다가 졌던 경기가 너무 많았다. 선수 처지에서도 좌절감이 꽤 컸을 법한데
"지난번에도 인터뷰할 때 말씀드렸었지만, 그게 사실 제일 힘들었어요. 하지만 내색할 곳이 없었죠. 팀 내에 어린 친구들이 정말 많은데, 그 친구들을 과연 누가 회복시켜주고 헤아릴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코칭스태프가 그걸 해줬을까요? 아니면 구단이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결국 본인이 하거나 동료들이 곁에서 도와줘야 하는건데…. 저도 저 나름 열심히 했지만 어린 친구들은 저보다 더 힘들었을 겁니다. 프로 1~2년차 선수들이 많은데, 프로에 처음 와서 겪은 현실이 이렇다보니 정말 힘들었을거에요."

"선수들끼리 으샤으샤 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도전을 다해봐도 쉽게 바뀌지 않더라고요. 왜냐하면 '중심적인 역할을 하셨던 분'이 바뀌지 않는 한 말이죠. '그 분'이 '선장' 얘기를 많이 하셨는데, 저희는 '선원'일 뿐이잖아요.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보니…. 좀 더 쉽게 얘기하면 계속 결과를 가져오지 못하다보니, 아까 말씀하셨듯 이기다기 비기거나 지고, 반대로 우리가 지다가 이기는 경우는 거의 없으니 선수 처지에서는 자꾸 자신감이 하락되고 어느 순간에는 서로를 의심하게 됐습니다. 결국에는 나 자신도 의심하게 되는데 그게 정말 안 좋은 겁니다. 팀이 완전히 깨지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그게 안타까웠습니다."

"박진섭 감독 부임 후 가장 달라진 점은 소통"

Q. 그렇다면 박진섭 감독이 온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저는 소통이라 생각해요. 선수들한테 굉장히 편하게 다가와 주시고 무엇보다 선수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시려고 하시니까요. 또 감독님이 원하시는 축구 스타일이 확고하시기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따라가기 너무 쉬운데다 쉽게 설명도 해주십니다. 감독님께서도 '우리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해서 해보자. 해봤을 때 안 되면 감독인 나한테 이야기하고 또 밖에서 봤을 때 의견을 얘기해서 맞춰 나가면 되는 거다. 그래도 안 되면 상대편이 잘하는 거다'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이렇게 편하게 얘기를 할 수 있으니 선수들 처지에서는 누구든 할 것 없이 감독님을 찾아 얘기를 하려고 할 겁니다. 어제도 (최)준이도 그렇고 (박)세진이도 그렇고 한 30~40분 밖에서 이야기하고 하더라고요. 여태까지 저희에겐 그런 것들이 정말 필요했습니다."

Q. 박진섭 감독이 선수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데려오려고 해도 K리그2 최하위권 순위라 선수들이 꺼려한다고 하더라. '부산 레전드'인 박종우 선수 처지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얘기기도 하다.
"아까도 감독님과도 그 얘길 했어요. 데려오고 싶어도 선수들이 안 온다고 하더라고요. 그게…, 현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잖아요. 제가 만약 그 친구들 입장이래도 그랬을 겁니다. 지금 팀에서 열심히 하려고 하지, 그렇다고 부산에 온다고 해서 100% 경기를 뛴다는 보장도 없고요. '굳이 부산에 왜'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봐요. 네,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갑니다. 그런데 그게 현실이니 일단은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라고 봐요. 우리가 얼마나 빨리 최대한 팀 위상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봅니다."

Q. 그래도 주변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감독 교체 후 팬들의 응원 소리가 더 커졌다.
"저는 물론 선수들도 서너 경기를 치르면서 아마 느꼈을 겁니다. 경기 전 분위기가 정말 좋아요. 결과가 어찌 되든 일단은 분위기가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홈은 물론 원정에서도 정말 많이 응원해주시니까요. 그 전과는 좀 많이(웃음), 아무래도 모든 이들이 많이 알고 계시는 사실이니까… 지금은 확실히 저희가 큰 힘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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